누렇게 익은 보리밭을 만나다
이렇게 누렇게 익은 보리밭을 보면 유년시절
부모님이 보리농사를 짓고 보리타작을
하고 나면 엄마가 꼭 보리를
볶아서 미숫가루를 만들어 주시곤 하셨다.
그때는 내 고향 공주 정안은 차령산맥의 줄기
아주 깊은 첩첩 산골이라서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산골이었지만 그래도
동네에서 한 10분만 나가면 국도가
지나가서 교통은 그래도 괜찮은 편이었지만
차도 자주 다니지 않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은 때여서 시원한 물도 얼음도 없는
시대였지만 펌프를 구르면 시원한
물이 올라오면 그 물을 받아 미숫가루를 타서
마시면 정말 구수하고 좋았던 추억이 있어 노랗게
익은 보리밭을 보면 내 유년시절 그때의 추억이 생각이 나곤한다.
강원 영월도 깊은 산골이라서 산이 많고 들녘은
넓을 편이 아니라서 국도를 달리다 보니
좁은 국도옆으로 논과 밭이 보이긴 하는데
보리밭은 가끔 가다 스치듯 보이는데
한 곳의 넓고 긴 보리밭이 보여서 사진을
담으려 하니 길옆으로 차를 세울 수가 없다.
가다 보면 시골이니 다시 보리밭이 있겠지
하고 한참을 달려도 기다리는 보리밭이
보이질 않다가 조금 더 가니
도로옆으로 아주 작은 보리밭이 보이는데
보리밭 주변으로 차를 대놓을 수
있어서 차를 세웠는데 보리밭이 너무 작아서
이리저리 아무리 잡아봐도 아쉽게도 멋진 각도가 나오질 않는다.
보리밭 옆으로 길게 누운 모내기를 한 논이 보인다.
이 논은 그래도 석잠풀을 찍었던 곳의 논보다는
벼를 더 일찍 심었는지 땅내음을 맡아서
조금 더 푸르게 자란 모습이다.
지금쯤은 논에 벼들도 많이 자라서
예쁜 모습들일 텐데 논의 벼들을 담으러
가려도 분당 주변엔 논이 보이질 않아서
이천 쪽으로 나가야 볼 수 있을 텐데
요즘 날이 너무 더우니 그것도 생각뿐이다.
예전에는 친정이나 시댁산소를 가려고
집을 나서면 분당을 조금 지나면
수원을 다 못가도 벼를 심은 논들이 많이
보였는데 요즘은 동탄 쪽으로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니 안성쯤이나 가야 논들이 보인다.
경부선도 달리다 보면 온통 아파트 숲만 보이니
지금도 온통 아파트 숲만 보이는데도
여전히 아파트 짓는 모습만 보이니 나중에 다음
세대엔 먹을 쌀도 없어 수입을 해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2025년 5월 31일 강원도 영월을 가다 보리밭을 만나서 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