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색딱다구리
어치
집에서 5분만 가면 왜가리며 청둥오리가 노니는 탄 천을 산책할 수 있고
그 탄 천의 징검여울을 건너면 바로 불곡산이 맞닿아있다.
높지도 낮지도 않아 운동하기에 아주 적당한 산이다.
그 산에는 우리 야생화들도 많고 가을이면 다래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여름 날 숲이 우거지면 이렇게 오색딱다구와 색이 고운 어치도 만날 수 있는 산이다.
우리가 이곳 분당에 이사 와서 산지도 벌써 18년 째이다.
내가 이곳을 떠나지 못하고 20년이 가깝도록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마도 이런
자연환경이 나를 이곳에 붙잡아 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결혼하고 바로 역삼동에서 신혼살림을 하고 그곳에서 두 아들을 낳아 기르면서
22년을 살았고 이곳 분당에 이사 와서는 두 아들이 대학과 군생활을 하고
이곳에서 결혼을 하여 손자도 보고 그렇게 18년을 살아오고 있다.
내가 역삼동에서 22년을 살고 이곳에 이사온 것처럼 또 이곳에서
그만큼 살다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할는지는 모르지만
이곳은 자연환경도 좋고 재훈이 할아버지가
선호하는 대학병원도
바로 집 근처에 있으니 아마도 이곳을 떠나기는 쉽지 않으리라.
우리의 계획은 원래 두 아들 결혼하고 나면 산 좋고 물 좋은 곳에
전원주택을 짓고 노후 생활을 하면서
텃밭을 가꾸면서 살아가는 것이었는데
남편이 2년 전 급성폐렴이 오면서 한쪽 폐에 물이 차면서 대학병원에
한 달간 입원하면서 늙을수록 큰 병원 옆에
살아가는 것이 나이 먹은 사람들에겐 좋은 것이라 생각하고
전원주택을 지어 이사하고자 하는 계획을 버렸으니 아마도 이곳에서 노후를 보낼 수 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