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연규흠
산을 오르다
바위 틈새를 비집고 자란
여린 소나무를 보았다.
한 생명 키우랴
제 살 쪼개는 아픔을
바위는 온몸으로 삭였구나.
산을 오르다
팔 벌리고 서 있는 상수리나무에서
재잘거리며 숨바꼭질하는
새들을 보았다.
춤추는 바람을 보았다.
아하!
나무는 제 몸을 내줌으로 채웠구나.
더는 비켜설 곳 없는
좁디좁은 산길에
이름 모를 풀꽃 하나
하늘을 우러르고 있다.
향기로운 기도
고단한 내 삶의 발자국
덮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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