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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가족이야기

세월이 약이라 하는데

by 밝은 미소 2010. 4. 5.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세월이 약이라고 하는데 그 세월이 약이 아니고

더욱 아픔이 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우리 친정 작은 아버지가...

친정 작은아버지는 올해 75세 친정아버지의 4형제 중 막내작은아버지시다.

유난히 형제애가 좋으셨던 아버지와 작은아버지이시다.

큰아버지께선 일찍 돌아가셨고 우리 아버지가 86세 작은아버지께서 83

막내작은아버지가 75세이신데도 지금도 서로의 생신엔 절대 빠지시는 적이 없으시고

할아버지 할머니의 제사에도 큰집인 아산까지 한번도 빠지지 않으시고 다니시는 분들이시다.

오죽하면 내가 87세이신 큰어머니도 계신데 노인 세분이서 가셔서 주무시고

제사보고 오시면 사촌올케가 너무 힘드니까 이젠 가지 마시라는 말까지 드릴 정도이니...

그러나 내부모 제사인데 안가면 쓰나 하시면서 열심히 다니시는 분들이시다.

오늘 친정 아버님의 생신이셔서 우리 형제와 친척분들이 모였었다.

그런데 막내 작은 아버지의 안색이 안 좋으시다.

물었더니 위가 안 좋으셔서 내시경을 하셨는데 위 계양이라 한다고

 

점심을 먹고 모두가 헤어지고 작은아버지의 이야길 듣게 되었다.

작은 아버지께서 하시는 말씀이 언젠가 이런 일이 있을 줄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며느리가 떠나가니 마음이 너무 무너진다고

친정 작은아버지는 삼 남매를 두셨다 딸 둘에 아들 하나

두 딸은 지금 교직에 있고 아들은 10년 전에 이 땅을 떠났다.

그 아들이 떠난 지 꼭 10년 만에 2월 달에 며느리를 재혼으로 떠나 보내시고

그 무너지는 마음을 추스르고 계신 것이다.

사촌동생이 이 땅을 떠난 것은 2000 11월 수능을 얼마 남기지 않은 날이었다

사촌동생이 이 땅을 떠났다는 이야길 듣고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는지

평소에 건강하던 동생이었기에

회계사였던 동생이 결혼을 하여 아들을 낳았고 그 아들이 백일이 돌아올 쯤이었다

아침에 아기를 배위에 올려놓고 아기와 놀던 동생이 그날따라 올케가 식사를 하라고 하여도

아기를 내려놓지 않고 계속하여 아기와 눈맞춤을 하여서 출근이 늦겠다고 하고는

식사를 차리는데 갑자기 방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리더라고

올케가 놀라서 방으로 뛰어 들어가보니 아기를 이불위에 뉘우고 동생이 일어나다 쓰러졌단다

그리곤 손을  쓸 시간도 없이 몇분만에 동생은 그렇게 이 땅을 떠나고 말았다.

동생 장례를 치르고 삼오제날 바로 그 아들의 백일 날이었다.

갑자기 손도 쓸 수 없이 떠나간 동생으로 인해 작은아버지와 작은어머니 올케는 지옥 같은

시간을 보내고 아버지 얼굴도 모르는 손자녀석이 초등학교를 들어가서 올해 3학년이 되었다고한다.

그 동안 며느리 보고 좋은 자리 나오면 재혼을 하라고 하여도 재혼은 하지 않는다고 하더니

정말 좋은 사람을 만났는지 올 2월에 재혼을 했다고 한다.

올케가 재혼을 결정을 하여서 그곳에도 딸이 둘이 있어서 네가 낳은 아들을 데리고

재혼을 하면 아무래도 그쪽 아이들에게 소홀하여 그것이 싸움의 빌미가 될지도 모른다고

재혼을 하니 가서 행복하게 살아야 되지 않겠냐고 손자를 두고 재혼을 하라고 하였더니

올케가 아이를 두고 재혼을 한다고는 한번도 생각하지 않았다고 그러면

재혼을 안 하겠다고 하여서 손자를 엄마 따라 보냈노라고 하시면서 눈물을 줄줄 흘리신다.

그런 모습을 보는 우리도 가슴이 무너지고  눈물이 줄줄

그러시면서 혼잣말처럼 중얼거리신다.

아들놈 묘에 손자 놈과 며느리를 데리고 가면 며느리가 불쌍하여

 늘~

가슴이 무너졌는데 막상 그 며느리가 재혼을 하니 또 가슴이 무너진다고

 

손자를 보고 싶어 할 작은아버지 작은어머니를 생각하고 올케가 일주일에번씩

손자가 전화를 하게 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작은아버지께 말씀 드렸다

지금은 손자가 보고 싶어도 가슴이 무너지셔도 작은아버지가 참아야지요.

올케에게 손자를 보내신 건 참 잘하셨어요.

아이는 엄마 손에서 커야 해요.

지금 그 어린 초등학교 3학년짜리 녀석을 엄마를 떼어놓으면 어떡해요.

올케도 아이에게도 그건 못할 짓이니 함께 보내신 건 참 잘하신 거예요 라고...

아들을 떠나 보내신 지도 벌써 10년 외롭게 살아가던 며느리와 금쪽 같은

손자녀석을 떠나 보낸 작은아버님의 그 마음이 얼마나 무너질까

이야기를 듣는 우리도 이렇게 가슴이 무너지는데

우리도 올케를 만나면 너무 어린 나이에 혼자되어 아들을 어느 정도 키워놓고는 재혼을

해야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래도 작은아버지의 재산이 있으니

아들 키우면서 혼자 살아주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기대를 해온것도 사실이다.

그것은 아마도 우리의 욕심이었겠지.

세월이 약이다라는 말처럼 작은아버지 어머니도 빨리 시간이 약이 되었으면 싶다.

그래서 모든걸 잊으시고 건강하게 사시고

올케도 힘든결정으로 재혼을 했으니 정말 행복하게 잘 살아갈 수 있었으면 하고 간절히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