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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내등의 짐/정용철

by 밝은 미소 2015. 8. 17.

 

 

 

 

내등의 짐/정용철

 

내등에 짐이 없었다면

나는 아직도 미숙하게 살고 있을 것입니다.

 

내등에 있는 짐의 무게가 내 삶의 무게가 되어

그것을 감당하게 하였습니다.

이제 보니 내 등의 짐은

나를 성숙시키는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나는 세상을 바로살지 못했을 것입니다.

 

내 등에 있는 짐 때문에 늘 조심하면서

바르고 성실하게 살아왔습니다.

이제보니 내 등의 짐은

나를 바르게 살도록 한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나는 사랑을 몰랐을 것입니다.

                
내 등에 있는 짐의 무게로 남의 고통을 느꼈고
이를 통해 사랑과 용서도 알았습니다.
이제 보니 내 등의 짐은
나에게 사랑을 가르쳐 준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나는 겸손과 소박함의 기쁨을 몰랐을 것입니다.

               
내 등의 짐 때문에 나는 늘 나를 낮추고
소박하게 살아왔습니다.
이제 보니 내 등의 짐은
나에게 기쁨을 전해준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물살이 센 냇물을 건널 때는
등에 짐이 있어야 물에 휩쓸리지 않고,
화물차가 언덕을 오를 때는
짐을 실어야 헛바퀴가 돌지 않듯이,

              
내 등의 짐이 나를
불의와 안일의 물결에 휩쓸리지 않도록 하였으며,
삶의 고개 하나 하나를 잘 넘게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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