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형제들이 친정 집에서 모였다.
오래 전부터 부모님께서는 여름만 되면 한날을 정해
객지에 나가있는 자식들을 불러서 보신탕을 먹이는 것을
즐거움으로 여기시고
힘이 드시는 줄도 모르고 그 일을 계속해오고 계셨다
그런데 너무 연로하신 부모님이시라서
날이 더운데 너무 고생하신다고
우리가 하지 말라고 하여도 당신들이 좋아서 하는 일이니
말리지 말라 하시면서 늘 여름만 되면 행사로 그 일을 해오셨다.
그런데 올해는 우리가 극구 말리고 형제들이 먹을 것을
준비하여 가지고 친정 집에 모였다.
아침에 날이 좋으면 친정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마곡사 계곡을
가려고 하였는데 전날 저녁부터 비가 내리더니
아침이 되어도 그칠 줄을 모르고 날이 드는가 하면
산이 깊은 곳이라서
금방 또다시 비구름이 몰려와서 비가 내리곤 한다.
그래서 나가지도 못하고 집 뒤뜰에서 숫불을 피워놓고
준비해간 음식을 해먹고 나니 오후 3時쯤 날이 들어서
그 시간에 마곡사로 떠났다.
가다가 중간에 계곡이 좋아서 평상 하나를 고르고 자리를 잡았다.
계곡엔 숲이 우거져 하늘이 보이질 않는다.
하루 종일 비가 오락 가락 하였지만 이곳 저곳에서
아이들과 물놀이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피서 철이라서 이곳 저곳 가는 곳 마다 차들이 꽉 들어차있다.
멀리 떠나면 연로하신 부모님이 힘들다고
여름철엔 꼭 형제들이 집에서 만나서 부모님과 하루를 보내고
그리고는 각자 자기들의 남은 휴가를 쓴다.
멀지 않은 곳에 부모님이 계셔서 자주 뵙는데도
늘~
헤어져 자식들이 각자 돌아갈 때면 아쉬워서
자식들의 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그 자리에 서서
손을 흔들고 계신 부모님을 보노라면 가슴이 찡하게 아려온다.
자식들 모두가 다 장성하여 그 자식들이 손자손녀를 보는
나이임에도 늘 ~
부모님 가슴속에서 떠나 보내지 못하는 자식들인가 보다.
고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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