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날 아침에
며칠 전부터 며느리들의 반란이라면서 며느리들이 시부모님께 며느리 사표를 냈다는 뉴스가 더 크게 마음으로 다가온다 몇 해 전부터 들어오던 이야기지만 올해 더 크게 마음에 자리하는 것은 아마도 요즘 내 몸이 예전과 같지 않게 병원을 출입하는 횟수가 많아지고 나이 들면서 몸과 마음이 약해진 탓일게다.
내 자리가 며느리에서 시어머니로 자리 바꿈이 되었지만 왠지 시어머니 입장보다는 며느리 입장에 더 크게 마음이 가는 것은 내가 시어머니로 살아온 시간보다는 종갓집 맏며느리로 살아온 시간이 훨씬 긴~ 세월이었기 때문이리라.
결혼 전 한번도 제사 음식을 해 본적이 없던 내가 결혼과 동시에 종갓집 7남매의 맏며느리 자리는 너무 힘겨운 자리였다.
친정아버지께서 4형제의 둘째이셨기 때문에 어린 시절 명절에 큰댁에 가서 제사 지내는 모습은 가끔씩 보았지만 제사 음식을 만드는 것은 한번도 본적이 없던 내가 시어머님도 안 계신 가정 그것도 어린 시동생들 시누이들이 있는 7남매의 맏며느리로 살아온 종갓집 맏며느리 자리가 고단한 삶이었기에 더욱 공감이 가는 뉴스였다.
시동생들이 결혼하기 전 그리고 결혼하였어도 명절과 제삿날의 제사 음식과 시장 보는 것은 늘~ 맏며느리인 내 차지 였기에 음식을 장만해서 제사를 지내고 나서 뒷정리를 하고 나면 늘~새벽 1시가 넘고 명절은 식구들이 하루전에 모이니 잠자려면 이부자리 준비하고 술을못하는 시댁식구들 이라지만 몇끼식사 20여명이 먹을 준비하는 고단한 삶을 온전히 바꾼 것은 결혼 45년 중 15년이 되었다.
내가 예수님을 믿었지만 종갓집 장손으로 삶을 살아온 남편이 온전한 예배로 제사 문화를 바꿀 수 있을 때까지 잠잠히 기다려야 했고 13년 전 큰아들이 결혼을 하고 첫 손자를 낳은 후 남편이 날 보고 그 동안 맏며느리 자리 감당하느라 너무 고생 많았다면서 당신도 이제 할머니가 되었으니 모든 명절과 제사음식은 하지말라고 온전한 예배를 드린다고 먹는 음식만 장만하라 하면서 식구들 먹는 음식도 명절만 하고 어른들 제사는 나가서 먹고 차와 과일만 집에서 준비하라고 결정을 해주었다.
결혼하고 살아오면서 남편이 가장 멋진 결정을 해주었던 순간이었다. 동서들도 아주버님이 가장 어렵지만 멋진 결정을 해주셨다고 환호를 부르던 그때가 생각이 난다.그리고 5년전 부터는 동서들도 딸들이 결혼을 하면서 명절을 쉬고 집에 돌아가서 사위를 맞으려면 힘들다고 내가 명절은 각자 가정에서 여행을 떠나든지 마음대로 하고 일년에 부모님 제사에만 참석하라고 했더니 동서들도 편하게 지낸다.
그리고 내가 맏며느리로 살아온 시간이 너무 힘들어서 우리 두 며느리들은 최대한 편하게 해주고 싶어 명절에도 간단하게 음식은 내가 미리 준비하고 명절 전날 녹두전 조금 부치고 쉬게 해주고 있다.
제사란 돌아가신 어르신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함이 아닌가! 요즘 젊은이들은 모두 맞벌이 부부들이 많은데 부부 모두 직장생활 하느라 힘든 시간 보내는데 명절 날 가족이 오손 도손 모여서 간단하게 음식 먹고 대화하면서돌아가신 어르신들 살아생전 모습 기억하면서 대화를 나누며 가족들이 화목하게 지내는 것이 음식 장만하는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라서 우리의 전통문화도 좋지만 이제는 제사문화도 변해야 된다는게 내 생각이다.

할아버지 할머니한테 세배하는 모습

훌쩍 커버린 손자 손녀 모습
작년에 고운 한복을 사 입힌 재아 지난해 10cm가 넘게 컸다고 하더니 올해는 한복이 딱 맞는 모습을 보면서 손자 손녀가 그렇게 컸으니 할머니 할아버지는 늙을 수 밖에…그래도 손자 손녀가 크는 만큼 우리가 빨리 늙지 않는 것도 감사함이네요.
설날 아침 예배를 드리고 아들며느리들한테 세배 받고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세배하는 손자 손녀의 모습을 보면서 한 해를 시작할 수 있어 감사하면서 설날을 보냈네요.
다소곳하게 손을 모으고 세배를 하는 손녀모습을 보면서 세월의 흐름을 느끼고세배돈 액수가 늘어났다고 좋아하는 손자 모습을 보면서 키도 마음도 훌쩍 커가는 모습을 느낄 수 있고일요일 마다 보는 손자 손녀지만 늘~ 할머니 할아버지를 외치면서 품에 안기는 손자 손녀가 기다려지는 것도 나이 들어가는 모습일 테고 건강하게 무럭무럭 잘 크고 있는 손자 손녀가 있어 즐거운 날들을 보낼 수 있음이 행복이라고 고백하면서 살아낼 수 있는 삶이 감사함이네요.

작년 이맘때 사진인데 손자의 귀여운 모습이 변한모습
엄마 아빠한테 세배하는 모습
세배돈도 받고
작은아빠 작은엄마에게 세배하는 모습
재아가 이렇게 크고
모델처럼 온갖 표정을 지어 보여 식구들을 즐겁게 해주는 손녀 재아모습
이젠 외할머니댁으로 세배가려구요
할머니 모델도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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