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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가족이야기

엄마의 손길이 그리운 고향

by 밝은 미소 2021. 6. 21.

친정아버지 산소 입구

 

 

사촌들과 함께 집안들이 모이면

이곳에서 밥도 해 먹고 산소에

형제들이 모이면 이곳에 모여서

쉬다 오는 살림집처럼 꾸며놓은 곳이다.

 

 

아버지 산소 올라가는 길에 고삼이 활짝 피었다.

 

 

산소 올라가는 길

 

 

 

 

 

 

 

 

아버지 산소 공주 정안이 밤 곳이라서 

아버지 산소가 있는 산에도 

지금 밤꽃이 지천으로 피어있는 모습.

 

 

 

 

 

산소에서 내려오는 길

 

 

집에 갔더니 엄마가 요양보호사님과

함께 운동을 나가셨다 오신다.

운동이래야 겨우 100-150m이지만.

 

 

             울 엄마 나를 보시더니 환하게 웃으신다.

 

 

 

 

 

 

 

 

            집에 오셔서 옷을 갈아입으신 엄마

            누워 계셔도 환한 옷을 선호하셔서

            꽃무늬가 있는 티와 바지를 사 가지고 갔다.

 

 

 

 

 

 

 

 

엄마가 건강하시다면 지금쯤 집 주변과 엄마 꽃밭에는

여름꽃들이 지천으로 피었을 텐데 꽃이 피는지

지는지 이제는 엄마 생각에는 아무것도 자리하지

않고 있으니 꽃밭은 그냥 텃밭이 되어버렸고

엄마가 건강하실때 지천으로 피었던 접시꽃도

흐드러지게 피는 계절이건만 집 주변엔 꽃은 없고

텃밭 언덕에는 엄마의 흔적처럼 나리꽃이 덩그러니 피어있었다.

 

 

엄마라는 단어만 들어도 가슴이 먹먹해져 오는 것은 아마도

이 땅에 부모님을 둔 딸들의 마음일 게다.

몇 년 전만 해도 아버지와 두 분이서 고향을 지키고

우리 자식들을 기다리고 계시던 부모님이셨는데

그러나 3년 전 건강하셨던 아버지께서 갑자기 교통사고로

세상을 뜨시고 그 충격에 자식들을 알아보지도 못하시고

횡설수설 하시면서 엄마는 날로 야위어 가시다 결국은

병원생활을 1년여 하시다가 그래도 지금은 많이 좋아지신 

모습이지만 여전히 당신의 연세가 92세이신데 그 연세를

기억하지 못하시고 어느날은 100살이 넘으셨다 하시고

어느 날은 나보다 어린 나이를 말씀하시기도 하신다.

 

그래도 컨디션이 좋으신 날은 어린 시절 두 아들이

방학 때만 되면 외할머니댁에 가서 방학을 보내고

오곤 하여서 두 아들 이름을 기억하시면서 잘 있냐고

외손자들의 안부를 묻는 울엄마.

이번에는 내려갔더니 내 머리를 보시면서 너도 머리가

하얗고 애비도 이젠 많이 늙었구먼! 하신다.

사위 나이도 80으로 달려가고 있는 나이니

엄마 눈에도 이젠 재훈 할아버지가 많이 늙어 보이나보다.

 

당신 스스로 걸을 수 없어 누군가 의지해야 몇 발자국씩

걸으시며 하루 종일 자리에 누워계시며 벽에 걸려있는 아버지

사진을 보시면서 혼잣말로 중얼거리시는 엄마 너희 아버지한테

빨리 갔으면 좋겠는데 왜 이리 명이 길다냐 하시면서 딸을

한없이 바라보시면서 눈물을 흘리시는 엄마.

물론 내 나이에 엄마가 안 계신 분들이 더 많지만 언제

우리 곁을 떠날지 모를 바싹 야윈 엄마의 모습을 보는 건 고통이고 눈물이다.

엄마를 볼 때마다 엄마와의 이별이 한 발자국씩 더 가까이 오는 것 같은 느낌이니...

 

 

2021년 6월18일 고향에서 엄마를 보고오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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