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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전라남도

누렇게 익어가고 있는 보리밭 풍경들

by 밝은 미소 2024. 6. 2.

 

 

 

 

 

 

 유년시절 보리타작을 할 때쯤은 무척 더웠던 기억이 있고 보리타작을

한 후 엄마가 보리를 볶아서 보릿가루를 만들어 주셨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다.

한여름 보릿가루를 물에 타서 시원하게 마시면 그 달달하고

고소했던 맛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물론 살면서 여름이면 각종 잡곡을 넣어 미숫가루를

만들어 먹고 있지만 유년시절 엄마가

만들어주셨던 그 보릿가루 음료에 비교할 수 있을까.

 

밀농사도 직접 지어서 엄마가 농사지은 감자를 넣고

밀가루 반죽을 해서 홍두깨로 얇게 밀어서 칼로

 국수처럼 얇게 썰어서 애호박을 넣고 칼 수제비를

만들어 주셨던 그 맛도 잊을 수가 없고 팥을 삶아서

찐빵을 만들어 주셔서 여름날 간식으로 먹던 그

구수한 찐빵맛도 잊을 수가 없는 엄마표 음식들인데

물론 지금 밀가루처럼 하얀 것은 아니고 좀 누르스름한

색깔이었으나 정말 구수했던 그 우리밀의 맛이 그립다.

 

엄마가 올해 95세 아버지가 갑자기 사고로 엄마 곁은

떠나 천국에 가신 지가 올해 6연째가 되어오고 있다.

고향 공주에서 자연 속에서 아버지와 두 분이서

수채화처럼 살아오셨던 엄마는 그렇게 아버지를

사고로 먼저 보내시고 그 충격으로 1년을 병원을 오고

가시면서 벽에 걸려 있는 아버지 사진을 보시면서

대답 없으신 아버지와 대화하시는 것이 유일한 소일이셨다.

 

난 이렇게 누렇게 익은 보리밭을 보고 엄마와의 유년시절을

추억하면서 그 시간들을 그리워하고 있는데 엄마는

시간의 흐름도 인지하지 못하시고 음식을 씹는 것도

잊으시고 말도 모두 잊으시고  내가 누구냐고 물으면

초점 없는 눈으로 우리를 알아보지도 못하시고 힘들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계신 울 엄마 먹먹해지는

가슴을 부여안고 엄마를 바라보며 눈물 흘리는 시간이

고작 엄마를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시간들인 지금이다.

고통스러운 생을 이어가시는 울 엄마의 그 생이 얼마가 남아 있는지...

내일은 엄마한테 가려고 하는데 유년시절 엄마가 만들어 주시던 그 보릿가루와 순수

우리밀로 만든 구수한 엄마표 칼국수도 찐빵도 여름이 오는 길목에서 한없이 그리운 음식들이다.

 

 

 

 

 

 

 

 

 

 

 

 



 

 

 

 

 

 

고창에 전화를 해보니 아직 보리를 베기 전이라고 하여

노랗게 익은 보리밭을 담으려 달려갔는데 

보리는 금빛 나는 노랗게 익은 보리밭이 아닌

색이 칙칙하고 청보리밭이 아니어서 그런지

보리밭을 걷는 사람들도 보이지 않는 칙칙한

보리밭을 보면서 괜히 왔다 후회를 하고 있는데

 

멀리서 빨간 우산을 쓴 분들이 보여 만나면 스치면서

뒷모습을 담아야지 맘먹고 걷는데 이분들

내가 가는 길이 아닌 딴 길로 올라가 멀어지는

뒷모습을 보면서 불러서 모델을 부탁드렸더니

흔쾌히 응해주셔서 칙칙하던 보리밭에 빨간 우산과

결혼을 앞둔 한쌍의 연인인지 아님 부부인지 칙칙한

보리밭을 환하게 빛내주신 분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면서

사진을 보내드리고 블로그에 사진을 올리는 것을 허락을 받고 올린다.

 

 

 

 

 

 

 



 

 

 

 

 

 

 

 

 

 

 

 

 

 

 

 

 

 

 

 

 

 

 

 

 

 

 

 

 

 

 

 

 

 

 

 

 

 



 

 

 

 

 

 



 

 

 

유년시절 노랗게 익으면 타작을 하여 엄마표

칼수제비와 찐빵을 쪄서 간식으로

주셨던 엄마표 음식들이 생각나게 하는

우리 밀도 이렇게 추수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다

 

 

2024년 5월 28일 고창 보리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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