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고무신1 비에 젖은 접시꽃 늦둥이 접시꽃들이 비에 흠뻑 젖어있네 접시꽃 하면 고향집 담장아래 피어서 그 큰 키에 꽤 많은 꽃이 달려 흔들리던 고향집 여름날 담장이 생각이 난다. 엄마 꽃밭에 피던 여름날에 접시꽃 그리고 우리의 손톱에 붉게 물들여주던 봉숭아꽃 장독대 돌틈사이로 피어있던 키 작은 채송화가 그립다. 아파트 베란다 창문을 세차게 부딪치며 비가 내린다. 흐르는 빗물사이로 보이는 집 앞 소공원의 짙푸른 나무들이 빗줄기를 이기지 못해 쓰러질 듯 빗줄기가 더 굵어지며 쏟아진다. 커피 한잔을 타서 거실 창가에 앉아 한 모금 입에 물고 창문을 타고 흘러내리는 빗물 사이로 멀리 보이는 나뭇잎들을 보면서 작은 기억의 조각들을 주워 담아본다. 유년시절 검정 고무신 신고 비 오는 마당에서 비닐우산 속 나만의 공간에는 빗소리가 있기에 그 빗.. 2023. 7.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