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추운 겨울만 되면 고구마 생각이 난다
나 어릴 적 눈 내린 추운 겨울 밤엔 사랑방에 뜨끈하게 군불 집히고
따뜻한 아랫목에 솜이불 깔고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화로에 고구마 구워 잘 익은 군고구마 한 소쿠리 담아 놓고
김치광의 잘 익은 얼음이 동동 뜬 동치미 꺼내다가
군고구마 먹던 맛이 정말 좋았었다.
결혼하고 아파트에도 연탄을 땠기 때문에 연탄 두꺼비집 위에
고구마를 얹어놓고 한 시간쯤 지난 뒤 가보면
말랑말랑 맛있는 군고구마가 되어 있어서 자주 먹곤 하였는데...
몇 년 전만 하여도 겨울이면 주택가 길옆엔 군고구마 장수가 있었고
겨울 밤이 깊으면 아파트에도 메밀묵과 찹쌀떡 장수가 구수하게
메밀묵과 찹쌀떡 사라고 외치고 다녔는데 요즘은 그런 모습이 사라졌다.
우리 어릴 적엔 내 고향 공주엔 감이 참 많았었다.
월하감이라고 공주에 나는 아주 맛난 감이 있었다.
그때만 해도 단감은 볼 수 가 없어서 가을에 감이 익으면 엄마가
감을 따서 따끈하게 물을 데워서 아랫목에 단지를 묻고
잘 익은 감을 넣고 따끈한 물을 넣어 아구리를 잘 막아
뚜껑을 덮고 이불로 덮어놓고 아침에 일어나면 감의 떫은맛은
사라지고 아주 맛난 감이 되어있었다.
그런데 그 감을 우리는 것은 물의 온도가 생명이었다.
적정온도보다 좀 뜨거우면 감이 익어버리고
덜 뜨거우면 감의 떫은맛이 그대로 있어서 먹질 못한다.
그런데 울 엄마는 온도계가 없는데도 정말 기술자처럼 그 감을
잘 우려서 우리에게 간식으로 주고 시장에 갔다 팔기도 하였다.
우리 형제들은 지금도 가끔 그 이야기를 하곤 한다.
지금은 감이 많이 없어지고 그대신 그곳 공주 정안엔
밤이 아주 많아 전국에서 유명한 밤 곳이 되어있다.
어릴 적 먹었던 화로 불에 구운 군고구마는 아니지만 지금은
호박고구마를 오븐에 구워서 잘 먹는다.
특히 울 아저씨 등산갈 때면 꼭 구워서 주는 군고구마
어릴 적 먹던 그 맛은 조금 잃은 듯하지만
그래도 난 어릴 적 그 때 그시절이 생각이나면 가끔
이렇게 고구마를 구워서 먹곤한다.
그리고 추운 겨울밤 살얼음이 살짝언 식혜를 먹던 그맛도
잊을 수가 없어서 우린 여름날 만 빼고는 항상 냉장고에 식혜가 있다.
어릴적 그맛이 아님은 아마도 모든 것이 풍족해진 탓일 게다
세월 따라 그 맛도 변하지만 여전히 내 기억 속에 살아있는
그 때 그 맛을 못 잊어 난 가끔 이렇게 어릴적 먹던 그 음식들을 찾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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