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이 우거진 탄천의 모습
학생들이 징검여울에 앉아서 종이배를 띄운다
물길따라 떠내려가는 종이배를 바라보는 모습들
종이배는 물길따라 잘도 떠내려 가고 있다
점점 멀리 떠내려 가는 종이 배를 바라보는 아이들
점점 멀어져 가는 종이배
고향앞산 산마루에서 내려다보면 아늑하게 자리한 고향마을은
온통 살구꽃으로 온 동네를 뒤덮고 진달래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핀
산마루에 앉아서 분홍빛 살구꽃으로 뒤덮인 마을을 보면서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고향의 봄을 불러제끼던 그 날이 어제인 듯 그립다.
이렇게 숲이 우거진 초여름이면 뒷산에 올라 시집을 손에 들고 시인이 되겠다고
참 많이도 읊어댔던 그 詩들…
한 동네서 나고 자라면서 너와 난 함께 공유한 추억도 많았는데…
가을만 오면 차디찬 가을의 想念을 주워 모으며
고갯길 낙엽을 밟는 가을나그네처럼
낙엽이 뒹구는 고향뒷산을 거닐면서 곱게 물든 낙엽을 주워
책갈피에 넣어 곱게 마르면
편지에 함께 보냈던 너와 함께했던 꿈 많았던 그 시절이 생각이 난다.
네가 그렇게 자랑스워 했던 두 아들들을 두고 이 땅을 떠난 지도 벌써 3년이 넘었구나.
세월은 참 빨리도 지나간다.
너의 남편과 두 아들을 두고 갔지만 그들보다는 그들에게 잊혀져 가야 할
너의 이름이기에 네가 더 아프게 우리에게 부딪쳤었는데…
아련한 달빛의 속삭임 속에 부르면 대답할듯한
손을 흔들면 금방이라도 내손을 잡을 듯
그러나 이젠 아득히 먼~ 너의 음성이 귀에 맴돈다
늦가을 사나운 바람에 이리저리 흩날리는 한잎 가랑잎처럼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이름이 되어 너는 떠났고
그리움만 남아 오늘도 그리움속에 너의 그림자를 찾는다.
오늘은 집 뒤 탄 천을 걷는데 학생들이 종이배를 만들어
징검여울에 앉아서 흐르는 물에 떠내려 보내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그 애들의 모습 속에서 40년이 훨씬 넘은 옛날 우리의 모습을 보고 왔단다.
우리 어린 시절 종이배 만들어 냇가에 띄워놓고
물살 따라 흘러가는그 종이배를 따라 한없이 좇아가던 그 시절을 말이야.
네가 의학으론 어찌할 수 없는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는 말을 들었던 그 날밤부터
몇 날밤을 어릴 적 고향들판을 너와 헤매던 꿈을 꾸면서
너무 힘들어 몇 날밤을 하얗게 새웠던 그 밤들
그렇게 하얗게 새웠던 그 밤들이 싫어
우리가 어릴 적 종종 만들어 흐르는 물에 띄워 보냈던 종이배에
너와 함께했던 모든 추억을 실어
떠내려 보낸다고 그 냇가를 찾아갔던 그때의 기억.
그러나 오늘도 이렇게 우리가 함께했던 기억들이 떠올라 추억 속을 헤 메곤 한다.
하얀 찔레꽃이 피면 그 찔레꽃 속에서
아까시아꽃이 피면 그 꽃 속에서
낙엽이 뒹굴면 그 낙엽 속에서 너의 얼굴을 찾는다.
널 떠나 보내고 이젠 잊자고 하였는데 지금도 너와 함께했던 그 아름다운 추억들
그 때의 옛이야기들이 아직도 가슴에 남아
나날이 생생한 기억 속에서 부질없이 나를 울린다.
아이들 모두 결혼시키고 홀가분해지면 어린 시절 너와 함께했던 그 추억의 길들을
그리고 여름 밤 머리위로 별이 쏟아지던 별 밤의 기억들을 더듬으면서
그 별 밤의 아련함도 함께 누려보려 하였는데
세월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고 너는 멀리 가버리고
오늘도 징검여울에서 아이들이
종이배 띄우면서 깔깔대는 웃음속에 너와 함께했던 그 추억속을 헤메다 왔다.
그래!
참된 우정은 장미처럼 매혹되지도 않고
양귀비처럼 화려하지도 않고
오직 달밤에 피어나는 하얀박꽃처럼
우리들의 마음속에 피어있는 한떨기 꽃이라 했다.
친구야~
내 마음속에 피어있는 한떨기
박꽃 같은 그 맑고 맑은 추억속에서 오늘도 난 너의 그림자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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