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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충청남도

아산 외암마을(2)

by 밝은 미소 2022. 11. 27.

 

 

 

 

충남 아산에 있는 외암마을은 친정인 공주 정안이나 

시댁 어른들의 산소가 있는 세종시를 오가면서 

가끔씩은 들르는 마을인데 그곳에 가면 유년시절

고향마을을 찾는 것처럼 푸근한 풍경들이 좋다.

지금은 고향에 가도 내 유년시절 해가 서산에

기울면  초가지붕에서 집집마다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도 모두 사라져 볼 수가 없는데

내 고향에서 그리 멀지 않은 이곳에 가면

유년시절 뛰어놀던 그 고향마을이 고스란히

그곳에 있는 듯하여 동네의 풍경들을 바라만 봐도

엄마 품 안에 안긴 듯이 마음이 마냥 푸근해지는 곳이다. 

 

 

 

 

 

 

 

 

 

 

 

 

 

 

 

 

 

 

 

 

 

 

 

 

 

 

 

 

 

 

 

 

 

 

아저씨들이 사다리를

놓고 초가지붕 교체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들.

 

 

 

 

 

 

 

 

모과도 주렁주렁 열려 노랗게 익어있고

 

 

 

 

 

 

 

 

 

 

 

 

 

 

 

 

 

예전엔 고향동네에는 가을이 깊어가면

이렇게 생긴 김차광에 김장을 해서

땅속에 묻어놓으면 특히 동치미가

익어 추운 겨울엔 얼음이 얼어

긴긴~겨울밤엔 화로에 군고구마와

밤을 구워서 솜이불 속에 발을 묻고

얼음이 둥둥 뜨는 동치미와 함께 먹곤

하였는데 지금은 김장 때 동치미를 담아서

김치냉장고에 넣어도 유년시절 엄마가

담가주셨던 얼음이 둥둥 뜨는 그 동치미맛이 아니다. 

 

 

 

가을 추수가 끝난 마을 앞

논에는 허수아비들만 놀고 있다.

 

 

 

 

 

 

 

 

돌담 위에서 잎이 모두 마르고

노랗게 익어가고 있는

호박이 덩그라니 놓여있는

모습을 보니 너무나 정겹다.

 

 

 

 

 

 

 

오랜만에 곶감을 켜서 햇살에 말리고 있는 풍경을 만났다.

너무나 반가웠고 순간 가슴에 휑하니 바람이 스치고

지나가면서 오래 전의 추억을 소환해주고 있었다.

내 고향 공주 정안은 지금은  정안밤으로 유명하지만

내 유년시절에는 밤나무는 겨우 주워서 겨울밤

화로에 구운밤을 구워 먹을 만큼만 있었지만 내

유년시절에는 공주 월하 감이 무척 유명하여서

감나무가 온통 집 주변을 채웠고 가을이 오면

감을 따서 팔았고 팔다 남은 감을 친정아버지는

늦가을 된서리가 내래면 된서리를 맞은 감이

떫은맛이 조금 없어지면 아버지는사과 궤짝에

볏짚을 한켜씩 깔고 그 위에 차곡차곡 감을 넣고

한겨울 추운 광에 넣어두면 감이 꽁꽁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 긴긴~겨울 동안 우리의 좋은

간식거리가 되어주곤 하였다.

그리고 남은 감을 친정부모님께서는 하나하나 손으로

정성스럽게 껍질을 벗겨 짧은 늦가을 햇살에 말렸다가

겨울 동안 우리의 간식거리로 주셨던 기억에 지금은

우리 곁에 안 계신 친정아버지와 세월이 가는지 오는지도 모르고

고향집에서 누워계시는 엄마 생각에 가슴이 뭉클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꼭 내가자란 유년시절의 고향을

닮아있는 이 길을 자박자박

걷고 또 걸어도 싫증이 나지 않아

몇 번을 반복하여  걷고 또 걷다  온 곳이다.

 

 

 

2022년 11월 15일 아산 외암마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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