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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살찌우는 글들/마음을 담아서

오이가 주렁주렁

by 밝은 미소 2010. 7. 20.

 

 

 

 

 

 

 

 

 

 

 

 

 

 

 

 

 

 

 

 

 

 

 

 

 

 

 

 

 

 

 

 

 

 

  

 

 

 

 

 

 

 

 

  

 

 

 

 

 

 

 

 

 

 

 

 

 

 

  

 

 

 

 

 

 

 

 

 

 

 

 

 

 

 

 

 

 

 

 

 

 

 

 

 

 

 

 

 

 

 

 

 

 

 

 

 

 

우리가 고향을 떠나온 지 벌써 38년 참 많은 시간이 지났다.

시댁어르신들의 산소 옆에 밭을 시 작은아버님이 가꾸시다

돌아가신 뒤 산소주위엔 주목을 심어서 가꾸다

나무도 가꾸기 힘들어 산소 옆의 밭을 그대로 묵혀두었더니 이젠 아예 산이 되어버렸다.

 

이맘때 찾아가면 개망초꽃만 흐드러지게 피어있고

이곳 분당에서 시어른들 산소만 가려도 시간이 많이 걸려서 그냥 놀고있는 땅이다.

 

윗대 조상님들 산소는 선산인 연기군 대평리 행정수도 자리에 있어

공사를 한다고 이전하라고 하여

 작년 봄에 남편고향 시부모님 산소 옆으로 모두 이전하여

이젠 이곳이 시어른들의 공동묘지가 되어있다.

우리가 사는 분당에서 조치원 가까운 곳까지 가려면

오고 가고 시간이 많이 걸려서 밭을 놔두고도 농사를 짓지를 못하고 있다. 

농삿일을 해보지 않았으니 가꾸지도 못하지만...

 

그런데 올 봄에 남편이 집에서 가까운 곳에 사람들이 농사를 짓다

그만둔 땅이 있어서 손질을 하여 그곳에 상추와 고추를 심자 하여

 봄에 고추, 오이, 상추, 토마토, 가지, 호박 등을

골고루 몇 그루씩 심었는데 산의 나무그늘에 가려서 키만 크고 잘 열지를 않는다.

그늘이 지고 열매가 열지를 않아서 사람들이 농사를 짓다 그만둔 모양이다.

 

그래도 매일 탄천에 산책 나가면서 오고 가면서 크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신기한지...

고추도 토마토도 호박도 그늘이 지어 잘 열지 않고 키만 큰데

오이만 잘도 열린다.

처음엔 열매가 맺혀서 크지도 못하고 떨어지더니 이젠 제법 맺혀서

벌써 오이를 20개나 넘게 따다 먹었다.

그늘이 지어 오이향기도 적은 것 같지만 내 손길이 간 싱싱한 오이를 금방

따다가 반찬을 해먹는 즐거움이 크다.

내 손으로 농사를 지어 오이를 따먹어보긴 내 생전에 처음이니까.

매일 가면 크는 모습의 열매들이 얼마나 신기한지

 

그런데 나무그늘에 가려 햇볕을 제대로 보질 못하니 열매가 실하게 열리질 않는다.

그러고 보니 햇빛과 적당히 내려주는 비가

 농사에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을 수 가 있다.

손바닥 만한 밭에 몇 포기씩의 채소를 심어놓고도 햇볕이 없음이 가뭄이 걱정이 되는데

평생을 흙과 더불어 농부로 살아온 우리부모님은 얼마나 애간장을 태우시면서

농사를 지었을까 생각하니 그것도 마음이 찡하고

 지금도 농사를 짓고 계신 농촌 분들

 정성 들여 가꾸어 논 농작물이 장맛비에 휩쓸려간 것을 보는 그 마음이

 얼마나 아플까를 생각하니 가슴이 싸하면서 애리다.

오늘은 햇빛이 내리쬐고 비가 그쳤는데

농부님들 정성들여 가꾸어 놓은 농작물이 이제 더는 장맛비에 피해가 없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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