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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살찌우는 글들/(詩)모음95

가난한 새의기도 가난한 새의 기도 /이해인 꼭 필요한 만큼만 먹고 필요한 만큼만 둥지를 틀며, 욕심을 부리지 않는 새처럼 당신의 하늘을 날게 해 주십시오. 가진 것 없어도 맑고 밝은 웃음으로 기쁨의 깃을 치며 오늘을 살게 해주십시오.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을 무릅쓰고 먼 길을 떠나는 철새의 당당함으.. 2013. 7. 17.
산행 산행/연규흠 산을 오르다 바위 틈새를 비집고 자란 여린 소나무를 보았다. 한 생명 키우랴 제 살 쪼개는 아픔을 바위는 온몸으로 삭였구나. 산을 오르다 팔 벌리고 서 있는 상수리나무에서 재잘거리며 숨바꼭질하는 새들을 보았다. 춤추는 바람을 보았다. 아하! 나무는 제 몸을 내줌으로 .. 2013. 7. 17.
민들레 민들레 민들레 연가 / 이해인 은밀히 감겨 생각의 실타래를 밖으러 풀어내긴 어쩐지 허전해서날마나 봄 하늘에 詩를 쓰는 민들레앉은뱅이 몸으로는 갈 길이 멀어하얗게 머리 풀고 얇은 씨를 날리면춤추는나비들도 길 비켜 가네.꽃씨만한 행복을 이마에 얹고해에게 준 마음 후회 없어라... 2013. 4. 2.
봄/연규흠 가만히 쓰다듬는따스한 손길 그 손길스쳐간 나무마다파아란 잎새들쏘옥쏘옥 그 손길머물다간 꽃자리마다여린 꽃잎들활짝활짝 어떻게 찾았을까?바람도 비켜가는보도블록 틈바귀 민들레네 집노오란 생명이눈이 부시다눈이 부시다. 2013. 3. 1.
11월의 가을 그리고 겨울 11월의 가을 그리고 겨울/김지태 낙옆을 하나 둘 털어낸 가을의 나무는 어느덧 어느덧 슬퍼진다. 벼이삭을 하나 둘 거둔 가을걷이한 논바닥은 어느덧 어느덧 스산해진다. 11월은 겨을이다. 11월은 아니 아직은 가을이다. 가을과 겨울을 모두 품은 11월이지만 가을이라고 하고 싶다. 가을에.. 2012. 11. 19.
들꽃의 노래 들꽃의 노래 /정연복유명한 이름은 갖지 못하여도 좋으리 세상의 한 작은 모퉁이이름 없는 꽃이 되어 지나가는 사람들이 몰라봐도 서운치 않으리 해맑은 영혼을 가진 오직 한 사람의 순수한 눈빛 하나만 와 닿으면 행복하리 경탄을 자아낼 만한 화려한 꽃은 아니더라도 나만의 소박한 꽃.. 2012. 6. 3.
들꽃 같은 시 / 조향미 들꽃 같은 시 / 조향미 그런 꽃도 있었나 모르고 지나치는 사람이 더 많지만 혹 고요한 눈길 가진 사람은 야트막한 뒷산 양지바른 풀밭을 천천히 걷다가 가만히 흔들리는 작은 꽃들을 만나게 되지 비바람 땡볕 속에서도 오히려 산들산들 무심한 발길에 밟히고 쓰러져도 훌훌 날아가는 씨.. 2012. 4. 22.
진달래꽃 따라 /오경옥 진달래꽃 따라 /오경옥 솔바람 따라 산등성이에 이르면 바윗돌 감아 도는 분홍빛 여울목 눈길 따라 사르르~ 번져 가는 그리움 시린 가슴 녹이며 추억의 무늬로 핀다 이 산자락 타고 가면 그리운 이 만날 수 있을까 온 누리 그리운 얼굴로 다가와 피는 꽃이여 산길 따라 내 마음도 연분홍 .. 2012. 4. 10.
들풀/류시화 들풀 / 류시화 들풀처럼 살라 마음 가득 바람이 부는 무한 허공의 세상 맨 몸으로 눕고 맨 몸으로 일어서라 함께 있되 홀로 존재하라 과거를 기억하지 말고 미래를 갈망하지 말고 오직 현재에 머물라 언제나 빈 마음으로 남으라 슬픔은 슬픔대로 오게 하고 기쁨은 기쁨대로 가게 하라 그.. 2012. 3.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