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는 시간 목이 간지러워 감기가 오나 싶어
생강차한잔 타서 거실에 앉아서 창문너머로 들어오는
풍경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금방이라도 붉은 물감이 뚝뚝 떨어질 것만 같던
단풍나무들은 앙상한 나뭇가지만남아 있는데 공원입구에 죽 심어놓은
메타쉐콰이어 나무는 곱게 물이 들어 떠나가는 가을의 아쉬운 마음을 달래준다
이제 카렌다도 달랑 한 장이 남아있다.
한 장남은 카렌다를 보니 가족행사가 눈에 들어온다
시어머님 추도식과 친정엄마의 생신이 좁은 간격으로 동그라미가 처져 있다.
벌써 시어머님이 이 땅을 떠나 신지도 어언 40년
그리고 친정엄마의 83회 생신이 돌아오고 있다.
우리친정엄마는 다리가 불편하긴 하시지만 아직 우리 곁에 계셔주심이 얼마나 감사한지…
장모님 생신이 돌아오고 당신 어머니 제사가 돌아오는 남편의 마음은 어떨까?
아직 우리 곁에 계신 장모님을 보면서 순간 순간 당신 엄마가 얼마나 그리울까를 생각해본다.
남편에게 시어머님은 늘~ 가슴한켠에 그리움으로 그리고 아픔으로 남아있다.
49세 젊은 나이게 암으로 천국에 가셨기 때문이다.
결혼 초엔 나를 보면서 또 큰아들이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참 많은 눈물을 흘렸던 남편이었다
그런데 세월이 너무 많이 흘러가버린 지금은 그 그리움의 눈물도 마른 걸까
요즘은 엄마를 생각하면서 눈물짓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다만 한 달에 몇 번씩 산소에 내려가서 산소를 돌보는 것으로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는 것 같다.
오늘도 큰아들내외와 손자녀석이 왔다 갔다.
고사리 같은 손을 흔들면서 멀리 사라지는 손자녀석을 보면서 나의 모습을 다시 한번 되돌아본다.
난 지금 얼마나 행복한가!
보고 싶으면 언제든 달려가 볼 수 있는 부모님이 계시고
저렇게 날 찾아주는 손자녀석이 있고...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는 시간
여기까지 나의 삶을 선하게 인도하신 주님께 감사하면서
눈에 보이는것을 좇으면서 욕심부리면서 살아가는 삶이 아닌
나에게 주워진 작은 것에 감사하는 삶이 되자고 저물어가는 시간 앞에 나 자신에게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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