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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살찌우는 글들/HOSPICE 일지

첫 눈이 내리는데

by 밝은 미소 2006. 12. 1.

하얀집으로 



 

아~
그렇게 기다리던 첫눈이 내린다.
눈꽃송이 함박눈이 내린다 
 첫눈이 내리면
디카에 담으려고 했는데
첫 눈오는 함박눈을 담지 못하여
좀 아쉬웠지만
오늘 호스피스 병동에서 이땅에
미련을 묻고
떠날 그날을 기다리고 있는 환자들과 함께
첫눈내리는 것을
창문너머로 바라보는 것도
분명 나에게는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발 마사지를 해드리고 난후 할머니께
할머니!
눈이 오네요 했드니
그래
나도 한번 보고 싶어 하시면서 어린아이 처럼
기뻐하시어서 커튼을 걷었드니
하늘에서 함박눈이 쏟아진다.
 
한참을 쏟아지는 눈을 말없이 바라보시던
할머니의 입에서는
으~음
하면서 긴~
신음소리가 들린다. 
 
고통과 싸우시는 분들 이 분들에게도
저렇게 하얗게 내리는 눈처럼
저들을 짓누르고 있는
저 고통에서 벗어나
곱고 고운 하얀꿈을 안고 다시
살아갈수 있는 소망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옆병실의 43세 인 젊은 자매님이
병동을 도는 의사선생님께
애원한다
얼음을 둥둥띠운 시원한 물 한사발
먹고 싶어요
선생님 물좀 먹게 해 주세요.
 
안돼요 라고 하면서
나가시는 의사선생님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슬프디 슬픈 그눈....
 
그런 아내를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는 그의 남편도 안스럽고
매번 보는 모습들인데도
늘 마음 한편이 아프게 아려오곤한다 
 
아~
언제 저 고통에서 벗어날까
발을 주물러 주려고 이불을 걷으니
종아리와 발이 부어 오를대로 올라있다.
 
주님!
저분들도 저 내리는 눈처럼 깨끗하게 나아서 
주님이 주시는 소망 가운데
살아갈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얀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