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미꽃
할미꽃
소리새 / 박종흔
이른 봄
다른 풀잎 나오기 전
봄소식 알리는
다소곳 고개 숙인 할미꽃
할미꽃도 꽃이건만
따스한 눈길 주는 이 없고
모두가 외면할 뿐
하늘 보기 민망해
땅을 향해 피어난다
눈물 대신 머금는
투명한 새벽이슬
남쪽 무덤가에 핀
꼬부랑 할미꽃
할머니와
손녀의 슬픈 이야기
척박한 야산 양지
솜털 집 짓고
꽃샘추위 견디는 옷
꽃잎 여섯 장
널 보면
고향 생각 절로 난다.
어린 시절 뒷동산 묘지에 줄지어 피어있던 허리 굽은 할미꽃
어디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참 친근하던 할미꽃이 이제는 보기 힘든 우리 들꽃이 되었다.
그렇게 흔하던 할미꽃이 고향 뒷산에 가도 볼 수 없고
내가 들에서 산에서 할미꽃을 본지도 참 오래되었다.
그래서 이렇게 봄날이 되면 그리운 꽃인데
며칠 전부터 아파트 화단에 할미꽃이 곱게 피었다.
지난 추운 겨울을 잘도 견디고 이렇게 곱게 피어난 할미꽃
시인이 읊었듯이 나도 할미꽃을 보면 할머니가 생각이 난다
동화책도 귀했던 나의 어린 시절
긴긴 겨울 밤 옛날 이야기로 우리들의 귀를 즐겁게 해주었던 그리운 할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