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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아는만큼 보인다

산삼 버금가는 부추

by 밝은 미소 2006. 9. 30.

 산삼 버금가는 부추 
 
 




추만큼 관련된 속담이 많은 채소가 또 있을까. ‘봄 부추는 아들 대신 사위에게 준다'는 속담에는 양기를 돋우는 데 그만인 부추를 아들에게 주어봤자 좋아할 사람은 며느리뿐이니 차라리 사위에게 먹이겠다는 옛사람들의 해학이 숨어 있다.또한 건강식품으로서의 부추의 효능을 이르는 ‘부추는 인삼 녹용하고도 안 바꾼다'는 속담이 있는가 하면,
소화 작용에 탁월한 부추를 이르는 ‘부추 한 줌이면 백 년 묵은 체증도 가신다’는 속담도 있다.
관련된 속담이 많은 만큼 부추는 ‘약방의 감초’처럼 건강 관련 서적에 자주 언급되는 재료이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몸이 찬 사람에게 부추를 먹이면 몸이 더워진다는 기록이 있으며,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온신고정(溫腎固精)의 효과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동양의학에서 말하는 ‘신(腎)’이란 신장뿐만 아니라 부신 등 호르몬을 분비하는 기관을 비롯해 비뇨생식기 계통 전반을 일컫는다. 따라서 ‘온신고정’이란 신허(腎虛)를 다스린다는 의미로, 몸을 따뜻하게 하고 기능을 향진시키는 부추의 탁월한 효능을 뜻한다.
부추는 가장 많은 이름을 가진 채소이기도 하다. <동의보감>에서도 ‘구채’라는 이름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지방마다 부르는 이름이 제각각이다. 전라도 지방에서는 ‘솔’이라 부르고, 충청도 지방에서는 ‘졸’, 경상도 지방에서는 ‘정구지’ 등으로 불린다.
부추는 달래, 파, 마늘, 생강과 함께 불교에서 성욕을 항진시킨다고 금기시하는 오신채(五辛菜) 중의 하나인데, 중국 송나라의 의학자였던 소송(蘇頌)의 저서 <도경본초(圖經本草)>에 의하면 음력 정월에 오신채를 먹으면 일 년 내내 전염병을 예방한다는 중국 풍습이 있다.

부추는 아시아에서만 재배되는 채소로 3천 년 전, 중국에서 처음 재배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년에 5~10회 농사를 짓는데, 그 중에서도 이른 봄에서 여름 사이에 나오는 부추는 영양이 가장 풍부하고 맛이 좋아 약재로 사용되기도 한다.
부추에서 나는 독특한 향은 이황화아릴 성분으로 물과 함께 조리해도 용해되지 않고 열에도 잘 파괴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황화아릴은 소화와 혈액순환을 도와 배가 자주 아프거나 손발이 찬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 없다. 비타민 A, B1, C, 칼슘의 함량도 파나 양파에 비해 높은데, 특히 비타민 A의 함유량은 녹황색 채소 중에서도 단연 으뜸이다. 비타민 A는 체내 저항력을 길러주는 효과가 있어 잔기침이 나거나 몸이 으슬으슬하게 추운 감기 초기 증세가 나타날 때 부추를 먹으면 금세 원기를 회복할 수 있다.
부추의 씨앗도 약으로 쓰이는데, 한방에서는 이를 ‘구자’라 하여 남성의 정력을 강화시키거나 강장을 위한 약재로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부추즙은 피를 맑게 하여 허약 체질 개선, 미용, 성인병 예방 등에 좋으며, 식중독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잎이 연하고 향이 진한 것이 맛있다

부추는 잎 끝의 색과 뿌리 부분을 보고 신선도를 확인할 수 있는데, 잎 끝이 누렇게 되어 있거나 뿌리가 마른 것은 피하도록 한다. 특히, 잎이 연하고 향이 진한 것일수록 좋다. 특히, 길이가 짧으면서 굵은 것이 좋은데, 되도록 뿌리 쪽의 흰색 줄기 부분이 많은 것을 고르도록 한다. 흰 부분이 많을수록 맛이 더 좋기 때문이다. 조리하기 직전에 씻어야 오래도록 보관할 수 있다는 것도 명심해야 할 사항 중의 하나.
더욱이 부추는 농사짓기 힘든 채소인 만큼 흙과 화학 비료가 많이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흐르는 물에 여러 번 반복해서 헹구는 것이 좋다. 또한 부추는 생으로 먹기보다는 볶음, 부침과 같이 열에 익히는 조리법을 사용하면 좋은데, 부추에 열을 가하면 장을 깨끗이 하는 효능이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음식에 기름을 많이 쓰는 중국에서 부추를 이용한 요리법이 발달한 것도 장을 깨끗이 해서 기름이 장벽에 끼는 것을 막고 피를 맑게 해주는 부추의 성질을 십분 활용한 것.
하지만 아무리 좋은 음식도 누구에게나 다 좋을 수는 없는 법. 성질이 맵고 따뜻하기 때문에 몸이 냉하고 순환장애가 있는 사람에겐 좋지만, 열이 많아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거나 두통이 잦고, 변비가 있는 사람들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간의 채소’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에게는 좋지만, 술과 부추를 함께 먹는 것은 피해야 한다. 열성 채소 중에서도 가장 따뜻한 성질을 지닌 부추를 열이 많은 음식인 술과 함께 먹는 것은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기 때문이다. 대신 술 마신 다음 날 부추로 국이나 죽을 만들어 먹으면 속을 부드럽게 해장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Best Mix 1 간 + 부추
부추는 비타민 B군을 체내에 장시간 머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을 한다. 따라서 비타민 B군의 창고라고 할 수 있는 간 요리에 부추를 첨가하면 금상첨화.

Best Mix 2 해물 + 부추
해물에는 타우린 등 간장(肝臟)을 튼튼하게 하는 영양소가 풍부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 부추는 해물 속의 타우린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활성화시키는데, 덕분에 술을 마실 때 부추해물전을 안주로 먹으면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

Best Mix 3 육류 + 부추
부추의 독특한 냄새인 이황화아릴은 양파와 같은 성분이지만 비타민, 무기질 등의 함유량이 양파보다 2배 이상 높을 뿐만 아니라, 육류의 냄새를 없애는 효과가 탁월하다.

Best Mix 4 된장 + 부추
된장을 먹으면 나트륨을 다량 섭취하게 되는데, 몸에 쓰고 남은 나트륨은 소변을 통해 몸 밖으로 내보내진다. 이때 몸에 있는 칼륨까지 함께 빠져나가는 것이 문제. 부추에는 다량의 칼륨이 함유되어 있어 이를 보완해준다.

Best Mix 5 재첩 + 부추
단백질 식품인 재첩을 많이 섭취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비타민 A가 부족하게 된다. 또한 재첩의 차가운 성질 때문에 몸이 냉해질 수도 있는데, 부추는 이러한 결점을 이상적으로 보완해준다. 재첩국에 부추를 듬뿍 넣으면 향미는 물론 영양까지 높아지는 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