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말한마디 / 유안진
나는 좀 어리석어 보이더라도
침묵하는 연습을 하고 싶다.
그 이유는 많은 말을 하고 난 뒤일수록
더욱 공허를 느끼기 때문이다.
많은 말이 얼마나 사람을 탈진하게 하고
얼마나 외롭게 하고
텅비게 하는가?
나는 침묵하는 연습으로
본래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
내안에 설익은 생각을 담아두고
설익은 느낌도 붙잡아 두면서
때를 기다려 무르익히는 연습을 하고 싶다.
다 익은 생각이나 느낌일지라도
더욱 지긋이 채워 두면서
향기로운 포도주로
발효되기를 기다릴 수 있기를 바란다.
침묵하는 연습
비록 내안에 슬픔이건
기쁨이건...
더러는 억울하게 오해받는 때에라도
해명도 변명조차도 하지않고
무시해 버리며 묵묵하고 싶어진다.
그럴 용기도 배짱도 지니고 살고 싶다.
'마음을 살찌우는 글들 > (詩)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람부는 날 의 풀 /류시화 (0) | 2007.05.24 |
---|---|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0) | 2007.05.08 |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 /이해인 (0) | 2007.02.18 |
삶이란... (0) | 2007.01.29 |
나 그렇게 살고 싶다. /김두경 (0) | 2007.0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