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창 너머 바람을 볼 수는 없어도
댓잎 소리 귓가에 사각되는 가을들머리
산 너머의 가을은 알 수 없어도
갈잎소리 온 누리에 이미 찾아왔구나.
가을은 바람으로 일어서고
바람은 잎새 되어 밀려드는데
아 얼마나 마음을 씻어야
바람소리 가을소리 귀가 열릴까
뜨락 가득 달빛을 볼 수는 없어도
솔잎 사이 그림자 너울대는 가을들머리
내 마음의 가을은 알 수 없어도
만산홍엽 온 누리에 이미 찾아 왔구나.
가을은 달빛으로 퍼져가고
달빛은 암향으로 익어 가는데
아 얼마나 마음을 씻어야
하얀 달빛 붉은 가을 눈이 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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