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우를 심었는데 고라니가 나와서 모두 먹어버려
망을 사다 치고 재훈할아버지가 무우를 가꾸고 있다
우리가 채소를 심은 밭은 채소밭인지 꽃밭인지 분간이 안 간다
채소밭보다는 꽃밭이라고 해야 더 어울리는 모습이다
함께 야채를 가꾸는 분이 글쟁이 아저씨 이신데
이곳에 오셨다 가시면 천상의 화원처럼 가꿔온 꽃밭을 보시곤
시상이 떠오르고 글이 저절로 잘 써질 것 같은 분위기다.
덕분에 사진을 취미로 하는 나는 밭에 가면 채소 가꾸는 일보다는
사진 찍는 재미로 밭에 가곤 하지만…
재훈할아버지는 채소 가꾸고 마눌은 사진 찍고 아저씨는 글쟁이
나는 사진쟁이라고 하면 밭을 가꾸는 사람들이
환상으로 만난 건 아닐까? ㅎㅎㅎ~~~
그래도 밭엔 없는 거 빼곤 다 있다
열무, 배추. 상추. 파, 오이, 가지, 호박, 부추, 들깨, 고추. 등…
그러나 비료나 농약을 하지 않기 때문에 벌레가 모든걸 갉아먹어
벌레가 먹고 남은 것을 우리가 갔다 먹고 있는데
요즘은 고라니까지 나타나서 열무 배추 심어놓은 것을 몽땅 뜯어먹어 남아있질 않는다
생각다 못해 망을 사다 치고 열무와 배추를 심었다
그러니 야채는 고라니와 벌레가 먹고 있으니
밭에 심은 야채보다는
꽃들이 더 잘 자라서 밭은 야채보다는 온통 꽃으로 둘러 쌓여 있는 밭.
그래도 밭에 가면 어린 시절 울 엄마 꽃밭에서 피던 봉숭아 꽃으로
여름 밤 별이쏟아지는 마당의
멍석에 누워 아버지가 손가락에 봉숭아 물을 곱게 들여주던
그 추억의 봉숭아꽃을 매일 볼 수 있어 행복한 여름을 보냈는데
요즘은 봉숭아 씨가 엉글어 만지면 톡하고 터지는
씨가 맺히고 코스모스가 곱게 피어 가을을 만끽하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밭엔 온통 봉숭아와 코스모스가 차지하고 있다
여름내 토마토를 따서 먹고 토마토를 뽑아낸 자리에 무우를 심었다
재훈할아버지는 열심히 일을하고 있고
살살이꽃이 하늘하늘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
부추보다는 꽃이 더많고
한여름에 피었던 접시꽃
고추가 빨갛게 익어가고 있다
아직도 오이가 주렁주렁 열리고 있고
여름내 오이랑 토마토를
많이 따먹었는데
사진을 찍은것이 어디로 사라지고 없다.
가지가 정신없이 열려 매일 밥상에 가지나물이 오른다
직접 길러서 먹어서 그런지
익혀도 물이 잘 생기지 않는다
시장에서 사서 요리를 하면 물이 많이 생기는게 가지인데
싱싱한것을 금방 따서 나물을 해먹으니 맛이 아주 좋다
호박도 넘 맛이있고
재훈할아버지가 제일 좋아하는 호박잎새
된장 바글바글 끓여서 쌈싸먹는걸 제일 좋아한다
지난번에 밭가에서 한번 만나서 사진을 올렸던 금계
그뒤로 한번인가 만나고 몇달동안 한번도
나타나지 않아서 등산객들에게
잡혀갔나 싶었는데
아직도 건재하게 살아서 돌아다니고 있는 금계 오늘 만나서 너무 반가웠다
이제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면 춥고 먹이도 없는데 잘 살아갈 수 있을지 걱정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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