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기도/연규흠
쑥내음 알싸한
모깃불 피워놓고
별이 흐르는 댓돌아래
멍석 깔고 둘러앉아
손톱에 봉숭아 꽃물들이던 그리움들이
초승달처럼 아련히 떠오르는 사색의 계절.
주여!
이 가을에는
연보랏빛 쑥부쟁이처럼
있는 그대로
서로의 마음을 보듬어 토닥이게 하소서.
명주실로 칭칭 동여매여
아려오던 아픔도 삭여가며 꽃물들이던
그 인내를 되찾게 하소서.
잃어버린
어린 날의 웃음과
두려움 없던 믿음과 열정을 찾아
당신의 사랑에
눈 열고 귀 열게 하소서.
물들게 하소서.
이 가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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