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꽃/김소엽
봄이 오면
문을 열어요
신록은
가지 끝에서 기다리고
봉오리 속에 머무나니
당신은
내 마음속 진홍의
봄꽃
봄의 입김
아지랑이를 타고 와
볼 위에 앉히고
따스한 햇살
꽃잎 같은
입술에 포개지면
부끄러움 열고
연분홍 속살로
당신께 소곤거려요
이제 조금만
더 기다려요
붐이 문을 열 때까지
진달래
유난히 꽃빛이 붉었던 진달래
고향집 뒷산에 봄날에 화사하게 피어
늘~ 마음을 설레게 해주던 꽃
친구들과 한 움큼씩 따서
입안 가득 먹었던 아릿한 추억 속의 꽃.
한아름 꺾어서 오지 항아리에 담아
툇마루에 올려 놓으면
울타리에 아직 꽃을 피우기 전
집안을 환하게 밝혀 주던 꽃.
그 진달래가 아직은 잎새가 피기 전
뒷산을 곱게곱게 물들여 주고 있었다.
2020년 3월 20일 집 뒷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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