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
범부채
울 엄마가 제일 좋아했던 백일홍
그런데 엄마는 지금
그렇게 좋아하는 꽃이
피는 줄도 모르고 계시니 안타까워라.
늦둥이 수국도 비에 흠뻑 젖어있고
범의꼬리
오랫동안 피고 지는 비비추도 비에 흠뻑 젖고
참취도 나도 꽃이라 피고
화려함으로 유혹하는 천인국
너도 피었구나!~ 역시 비를 맞아야 어여쁜 너
언제 봐도 향기 그윽함의 매력
좀 늦으면 어떠랴 비가 오는 중에도
열심히 자신의 할 일을
하여 고운 모습을 보여주니 어여쁘지.
백합은 꽃은 아름다운데
너무 향기가 진해
향기가 그윽하면 좋으련만...
아름다운 꽃도 많은데 웬 잎새에
비 오는 날은 이렇게
푸르른 잎새 위에서 쉼을 누리는게 최고지.
풍접초도 그 긴 꽃술과 씨방에 아름다운
빗방울 맺고 우리 유년시절에
널 우리는 족두리꽃이라
불러주면서 친구들과 꽃밭에서 놀았지.
무더운 여름날 장마가 지기 시작하면
넌 언제나 꽃을 피우지.
엄마 꽃밭에 아님 텃밭 언덕에
언제나 여름을 아름답게 장식해 주던 너
엄마는 당신 꽃밭에 텃밭둑에 너를 심고
늘~ 거름을 주면서 신경을 썼는데
울해도 엄마는 네가 피는 줄고 모르고
계시어 엄마의 손길이 가지 못하는
주인 잃은 꽃밭은 어느새 텃밭처럼 변하여도
넌 여전히 이 무더운 여름 그곳을
환하게 빛내고 있었지
온통 꽃잎에 검을 점을 달고 피는
너를 보고 우리는 깨순이라 불러주었지
그래서 너를 보면 고향집 꽃밭과 엄마생각이 간절하곤 하지.
장맛비에 흠뻑 젖은 꽃들을 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