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평 메밀밭에서
9월 17일까지 축제기간이라고 하였는데 우리가 간
18일은 이미 메밀꽃이 다 지고 없어 휑하였다.
축제가 끝났다고 다 철수를 하느라 어수선한 모습이었고
큰 밭의 메밀꽃들은 다 지고 메밀이
달리고 구석의 작은 밭에 조금
피어 있는 메밀꽃들 담아 온 모습.
그나마 이곳만이 조금 남아있는데 가운데는
다지고 가장자리로 조금씩 남아있는 모습
예전에는 밭에 꽤 많은 메밀꽃이 피어
있었는데 메밀 파종을 적게 한 듯한 모습이었다.
메밀꽃은 이미 지고 열매가 맺혀 있는 모습들
이곳은 늦게 파종을 하였는지 이제 땅에서 올라오고 있는 메밀
모든 곳의 메밀꽃은 이미 다 지어 메밀을 맺고
가장 구석 후미진 곳만 조금 이렇게 피어있는 메밀꽃이다.
이미 메밀꽃은 다지고 메밀이 맺혀 있었지만 그래도
메밀밭 풍경이라도 담아 오려고 이곳은 메밀밭으로
들어갈 수 도 없는 곳이라서 한 바퀴 돌아 집옆으로
고추밭이 있었는데 고추밭의 고랑이 아주 넓어서
살짝 고추밭고랑으로 들어가서 이곳에서 색색의
파라솔을 풍경으로 사진을 담고 있는데 이른 시간이라
이슬이 마르기 전이라서 조심스럽게 사진을 담다 보니까
바로 옆의 오른쪽으로 머루덩굴이 있고 서리태 크기의
머루가 주렁주렁 달려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어머나!~ 이건 내 유년시절 즐겨 먹던 토종머루네.
내 고향 공주 정안 깊은 산골 마을엔 유년시절
가을이 오면 아버지께서 산에 올라 각종 버섯을
따오시다 머루를 한 자루 따오셔서 먹었던 그
새콤달콤한 머루가 주렁주렁 열려 있어서
너무 반가운 마음에 머루를 찍고 있는데 머루덩굴
옆으로 장독대가 놓여있고 고추밭과 장독대로
길이 나있는 모습이었는데 안에서 아주머니께서
창문으로 얼굴을 내미시면서 사진을 담고 있는 나를 보신다.
고추밭을 통과하여 들어온 것이 마음에 걸리고 미안하여
얼른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드린 후 메밀꽃을
보러 왔는데 다지고 없어서 저 색색의 파라솔을 넣고
풍경사진을 담으려고 고추밭의 고랑이 넓어서 고랑으로
들어왔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아주머니께서 먼 길을
왔을텐데 메밀꽃이 다지고 없어서 어떻게 하느냐며 웃으신다.
내가 유년시절에 고향에서 먹던 토종 산머루가 있네요
귀한 토종 머루이니 사진 좀 담아갈게요.
하면서 머루를 찍고 있는데 아주머니께서 집안으로
들어가시더니 가위를 가지고 나오셔서 머루와
포도를 따서 주시는데 내가 카메라만 들고 있으니
따주신 머루를 담을 수가 없어 두 손으로 쥐고 있다가
땅에 몇 송이가 떨어져 아깝게 머루가 다 떨어져 버렸다.
애고!~아까워라 하면서 미안하여 내가 얼른 땅에 떨어진
포도를 주웠더니 아주머니께서 비닐봉지를
갖다 주시면서 몇 송이 더 따서 봉투에 담아주시면서
포도 머루를 자식들에게 보내고 찌꺼기만 남아있다
하시면서 아직 신맛이 강하다고 하루이틀 정도 밖에
놨다가 먹으라고 친절하게 일러주신다.
너무 감사하여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드린 후
재훈할아버지가 있는 차로 포도와 머루를 갖고 가니
재훈할아버지 재주가 좋다 하면서 웃는다.
아니 내가 머루가 주렁주렁 달려 있기에 사진을 담고
있는데 아주머니께서 따주셨다고.ㅎㅎㅎ~~
아주머니께서 주신 머루를 집에 가지고 와서 밖에 놔두었다
다음날 먹으니 정말 유년시절에 고향에서 아버지께서
산에서 따다 주셨던 바로 그 머루맛이었다.
새콤달콤 정말 맛이 좋은 머루 자꾸 먹고 싶을 만큼 맛이 좋았다.
유년시절 먹었던 그 머루맛이 그리워 머루포도를 늘~
사 먹고 있지만 포도만큼 알이 굵어 머루맛은 나지만
유년시절 아버지께서 따다 주셨던 그 머루맛이 늘~그리웠는데
인심 좋은 아주머니 덕에 유년시절 고향의 맛에 푹~빠질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아주머니께서 따주신 머루를 집에 가지고 와서
이튿날 먹어보니 내 유년시절 아버지께서
산에서 따다 주셨던 알이 콩알 만한 그 머루 맛이었다.
이 토종머루를 먹어본지도 60여년은 된듯하다.
아주머니의 후한 인심에 까맣게 잊고 있었던
유년시절 고향에서 먹었던 그 머루맛을 보고
가을이면 늘~ 아버지께서 산에서 머루와 각종
버섯을 따오셔서 먹었던 추억을 회상하여 본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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