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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살찌우는 글들/(詩)모음

이름없는 여인이 되고 싶소/ 노천명

by 밝은 미소 2006. 10. 18.

  

  

이름없는 여인이 되고싶소 / 노천명

  

어느 조그만 산길로 들어가 이름없는 여인이 되고 싶소 

초가 지붕엔 박덩쿨이 널리고

들장미로 울타리 엮어 

마당엔 하늘을 마음껏 뛰어놀고

 

밤이면 별을 살짝 안고 부엉이가 우는밤도

내사무섭지 않겠소

 

놋 양푼에 수수엿을 녹아 먹으며 내 좋은 사람과

밤이 늦도록 

여우나는 산골얘기 나누며

 

삽살개는 달을 짓고 나는 여왕보다 더 행복하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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