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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살찌우는 글들/(詩)모음

비가 전하는 말/이해인

by 밝은 미소 2007. 7. 4.

 

 

 

 

 

비가 전하는 말 / 이해인

 

밤새 길을 찾는 꿈을 꾸다가

빗소리에 잠이 깨었네

물길 사이로 트이는 아침

어디서 한 마리 새가 날아와 나를 부르네

만남보다 이별을 먼저 배워

나보다 더 자유로운 새는 작은 욕심도 줄이라고

정든 땅을 떠나 힘차게 날아오르라고

나를 향해 곱게 눈을 흘기네

아침을 가르는 하얀 빗줄기도

내 가슴에 빗금을 그으며 전하는 말

진정 아름다운 삶이란 떨어져 내리는 아픔을

끝까지 견뎌내는 겸손이라고

오늘은 나도 이야기 하려네

함께 사는 삶이란 힘들어도

서로의 다름을 견디면서

서로를 적셔주는 기쁨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