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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살찌우는 글들/(詩)모음

7월은 치자꽃 향기속에 /이해인

by 밝은 미소 2007. 7. 5.

                      

 

 

 

 

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 /이해인


7월은 나에게
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

하얗게 피었다가
질 때는 고요히
노란빛으로 떨어지는 꽃

꽃은 지면서도
울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무도 모르게
눈물 흘리는 것일 테지요?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꽃을 만나듯이 대할 수 있다면
그가 지닌 향기를
처음 발견한 날의 기쁨을 되새기며
설레일 수 있다면

어쩌면 마지막으로 그 향기를
맡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 자체가
하나의 꽃밭이 될 테지요?

7월의 편지 대신
하얀 치자꽃 한 송이
당신께 보내는 오늘
내 마음의 향기도 받으시고

조그만 사랑을 많이 만들어
향기로운 나날 이루십시오

 

 

                        

 

 장마가 계속되고

해님은 보이지 않아도

식물들은

자신들이 해야 할 일들은

부지런히 하고 있네요.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우리 집의 치자꽂이

그 그윽한 향기를

머금은 채

활짝 피었답니다.

 

백색의 꽃잎이 점점

미색으로 변해가는 치자 꽃

그 진한 향기가

코끝을 간질입니다.

 

작년엔 가지가 휘어 지도록

피었더니 올해엔 해거름을 하여서

몇 송이 밖에 피지 않았어요

그래도 새하얀 꽃에

그 향기가 좋아서

향기가 집안 가득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