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고 있는 가방은 한달전에 잃어버린 작은 손가방이다
가끔은 아름다운 사연으로 인해 세상은 참 살만하다는 생각을 갖게 해주기도 하지만
때론 각박한 세상이구나 라는 생각을 갖게도 한다.
나도 요즘 세상 참 각박하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 사건이 하나 있었다.
그러니까 지난 6월 9일이었다.
남미에 사는 막냇동생이 나와서 우리 집에 머물면서 수술을 하고 있던 때였는데
동생이 퇴원하고 나서 얼마 안되었는데
집 앞의 아울렛에가서 물건을 좀 사겠다고 하여 나도 교회에 가서
하는 봉사가 있어서 함께 가자고 하여 교회에 가서 동생과 함께 화장실에 들려
동생은 아울렛으로 나는 중보기도 행정 실에 들려 많은 기도가드가 있어
기도카드를 컴퓨터에 입력시키는 작업을 두 시간 동안 하고 돋보기를 벗어
가방에 넣으려고 가방을 찾으니 가방이 없다.
어머! 내 가방
아까 화장실 문 가방거는곳에 걸어두고 그냥나와서
손을 닦고 행정 실에 들어와서 두 시간 동안 컴퓨터 작업을 하고 있었으니
가방이 그곳에 그냥 있을 리는 없을 텐데 그래도 화장실에 가봤지만 가방은 온데간데 가 없다.
교회 화장실이라 해도 바로 옆이 아울렛이고 교회에서 운영하는 카페가 다른 곳보다는
커피가 싸니 항상사람들로 북적 이는 곳이다 보니
우리교회사람들만 사용하는 곳이 아닌 외부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화장실이고
또 토요일 오후라서
찾을 길이 없을 거 같아 집으로 와서 우선 통장부터 신고하고
주민등록증을 신고하려니 토요일인데다 본인이 직접 신분증을 갖고 와서 신고해야 한다고 한다.
며칠 전 교회겔러리에 사진동호회전시회가 있어 내가 회계를 맡고 있어서
그날 사용하고 남은 돈과 내 현찰 조금하고 가방 속에는 도장 통장과
주민등록증이 함께 들어있고 다행히 카드는 없어서 안심은 되었지만 주민등록증이 문제였다.
다음날 월요일은 동창들과 통영에 여행가기로 하여 그곳 통영에 도착하여
동사무소에 가서 주민등록증 분실신고를 하고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혹시나
현금은 빼놓고라도 가방 속의 물건들이 돌아오려나 하는 기대로
보름을 기다려도 오지 않아서
할 수 없어 주민등록증 재발급을 신청을 하고 잊고 있었는데
어제 수취인 부담으로 택배가 왔다고 연락이 와서 순간 한달 전에 잃어버린 물건이 왔나 보구나 라고
기대를 하고 받아보니 달랑 통장과 주민등록증 그리고 교통카드를 넣었던 케이스만 왔다
그것도 주민등록증은 내 얼굴이 지워져 흐릿한 상태로...
교통카드에도 3만원 돈이 들어있었으니 카드는 빼고.
가방도 좋은 가방도 아니고 저 사진에 내가 들고 있는 길거리 표 가방이었는데. ㅎㅎㅎ~~
현금만 빼고 그리고 교통카드도 돈이 들어있었으니 빼고 도장은보낼 것이지
십만 원 정도의 현금과 길거리 표 가방으로 그 사람은
평생을 양심의 걸림돌이 되어 살아갈것이 아닌가!
참 세상이 각박해 지고 있다 좋은 물건도 아닌데라는 생각을 하니 한없이 씁쓸하다
그래도 주소를 보니 경찰서에서 보낸 거라 전화하여 고맙다고 인사하고
물어보니 우체통에서 나온 거라 주소 확인하여
통장과 도장 빈 카드케이스를 보냈다고 아주 상냥한 음성으로 전해준다.
잃어버린 물건을 받고도 마음은 꿀꿀했지만 전화통화에서 들려오는 상냥한 여자분의 음성으로 인해 기분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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