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연규흠
그 작은 몸으로
얼어붙은 땅 속을 헤집을 때
봄바람은 어찌 그리 불어대는지
아기 참꽃은
몇날 며칠 심한 몸살이 떠나질 않았습니다.
오랜 기다림의 시간이
겹겹이 쌓여 있는
그 작은 꽃봉오리에
당신은 누구의 안식을 마련하기 위해
이토록 오래 봄바람을 머물게 하는 것입니까
언 바람 속에서도
꽃을 피우는 당신의 손길이 있기에
희망을 붙들고 일어서는
오늘.
살얼음처럼 채 녹지 않은
내 마음의 언덕에도
바람이 일렁입니다.
당신의 음성이 들려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