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연규흠
아파트 한 편에 자리 잡은
감나무 한 그루
쏟아지는 땡볕 아래서
빛이란 빛은 모두 모아
초록의 열매 속에 쟁이고 있다.
얼굴 맞댄
아파리 사이로
도란도란 흘러나오는
감나무 이야기들
간밤 개미네 식구에게
쏟아지는 비를 막아준 일
행여 간신히 맺은
그 초록 열매 떨어질까
다붓다붓 머물 지리 만들며
조바심한 일
뜨거운 여름날
감나무 진초록 잎사귀를 보면
잎맥처럼 세세한
그분의 말씀이 보인다.
땡볕처럼 뜨거운
그 분의 사랑이 가슴을 적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