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른들 산소가 있는 곳엔 논둑이나 밭둑이나 온통
여름꽃인 순백의 망초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논둑에서는 보리수가 붉게 익어가고 있고.
시부모님 산소로 들어가는 길.
논둑길을 지나 시부모님 산소로 올라가는 재훈 할아버지
시어른들이 묻혀 있는 묘들이 보인다.
묘를 옮기라는 흰색 표지판이 보인다.
시아버님 산소 이곳에도 아파트 붐이 일어 아파트가
이곳에 들어서 땅이 수용이 되어 이번 추석이
지나면 시어른들 산소를 다 종산이 있는 충남
천안 광덕산으로 옮겨야 해서 이번 봄에는
풀약을 쓰지 않아서 묘에 잡초가 나 있는 모습.
시부모님 산소옆 밭둑에는 이렇게 망초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있고.
조뱅이
고향이 주는 의미는 내가 태어나서 자란 곳이기도 하지만 아마도 꿈 많던
유년시절과 학창 시절에 고향에서 자라며 마음속 깊이 고이 간직된
추억들이 있어서 더욱 그리운 고향으로 자리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지금까지 부모님이 그곳 고향을 지키고 계시기 때문이기도 하여
고향집을 자주 방문하면서 고향은 마음속에 고이 간직되어진
정이 들어 늘~그리운 곳이기도 하다.
내 고향은 충남 공주 정안인데 아직 생각만 해도 코끝이 시끈해지고
눈시울이 붉어지며 마음이 뭉클해지는 그리운 엄마가 계신 곳이지만.
남편의 고향은 세종시에 자리하고 있는 전의면 인데 그곳에서
유년시절을 보내고 학창 시절을 보냈지만 내가 결혼 하기전에
시어머님이 돌아가셔서 나도 시어머님 얼굴을 모르고 살아오고
고향을 떠나온지 벌써 48년이 되고 시아버님도 돌아가신 지
올해로 벌써 35년이 되었지만 고향에는 부모님의 산소가 있고
시어른들 산소가 있어서 한 달이면 2~3번씩 내려가서 산소를
둘러보고 오곤 하는 세월이었다.
원래는 고향에는 부모님 산소만 있었고 시어른들 산소는 지금
세종시가 들어와 있는 종합청사 근처가 모두 부안임씨 종산
이어서 세종시가 조성이 되면서 수많은 산소를 옮겨야 했었다.
시댁의 종산과 친척분들이 사는 동네가 이주를 했던 그곳은
부안임씨의 집성촌 이었고 부안 임씨가 그곳에 터를 잡고 살아온
것이 700년이라고 한다.
그렇게 700년을 살아왔던 종산을 옮기면서 시어른들 산소는 충남
천안 광덕산의 3만평의 산을 사서 옮기면서 묘를 쓸 수 있는 허가가
5천평만 나와서 재훈 할아버지는 시어른들 산소를 종산으로 옮기지
않고 부모님 묘가 있는 지금의 자리로 옮겼는데 또 그곳에 아파트가
들어온다고 이번 추석까지 묘를 다 옮기라고 하여 묘를 옮긴 지
15년 만에 다시 종산이 있는 천안 광덕산으로 옮겨야 한다.
재훈 할아버지는 지금까지 시어른들 산소를 정성을 다해 벌초를
일년이면 2번씩 하고 봄이면 잔디에 잡풀을 제거하면서 관리를
해왔지만 아들들이 아버지처럼 어른들 산소를 돌볼 수 있을 것인가!
이번에 시어른들 산소를 옮기는 것은 차라리 잘된 일인지도 모를 일이다.
한 달이면 2~3번씩 묘를 오가면서 돌보고 고향 친구들이 있어 1년이면
몇번씩 친구들 모임을 고향에서 갖곤하여 고향을 자주 찾았지만 이젠
부모님 묘를 잘 관리해주는 종산으로 옮기면 고향에 가는 발길이
점점 멀어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곳 고향을 지키고 살면서 언제든 친구들이 찾아오면 하룻밤 자고
갈 수 있는 사랑방을 내어놓은 친구가 있으니 친구들이 그리우면 그 고향을 찾아가겠지 싶다.
2021년 6월 17일 재훈 할아버지 고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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