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상가 앞에 여주를 심어놓았는데
아침에 나와보면 누가 익은 것은 다
따간다고 내가 사진을 담으니 나와서
하소연하시던 아저씨 그런데 정말
내가 사진을 담고 다음날 아름이 벌어
속의 빨간 씨를 담으려고 가면 벌써
따가버리고 없어진 후다.
또 약간 금이 가면 순식간에 벌어져
땅바닥에 씨가 쏟아져있어 아람이 벌어
속의 씨가 빨갛게 보이는 사진은 겨우
한송이 밖에 담지 못했다.
그런데 아저씨 내가 사진을 담으니
따서 주면서 가지고 가라고 그리고는
씨는 물에 씻지 말고 그늘에 말려
내년에 심으라고 하시면서 2개를 따주셨다.
내 유년시절 늦가을 된서리가 내리고 나면
아버지는 된서리를 맞고 떫은맛이 조금은
사라진 감을 따서 곶감을 켜고 남은 감들은
사과 궤짝에 짚을 한켜씩 깔고 감을 담아서
광에 넣어놓으면 추운 겨울 동안 감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떫은맛은
사라지고 말랑말랑한 연시가 된다.
그러면 긴긴 겨울밤 우리의 좋은 간식거리가
되어주었던 감.
아버지가 안 계시니 아버지와 함께 했던 그
추억들은 이젠 나의 기억 속에만 아련히 남아있다.
석류
내 유년시절엔 집 울타리에 석류나무가
있어 석류가 빨갛게 익어 가을날
아람이 벌면 속의 씨앗이 수정처럼
맑은 모습이 너무 싱그럽고 시긴
하였지만 꽤 괜찮았는데 요즘 석류는
이렇게 여러 갈래로 벌어져 지저분하고
속도 수정처럼 말간 모습이 보이질 않아서 아쉽다.
으름
이 으름은 이렇게 아람이 벌이진 모습은 만나기 힘든데
집 앞 소공원 건너편에 있는 유치원에 덩굴식물인
으름을 아치형으로 가꾸어 놓았는데 해마다 그곳에
으름이 열려 아람이 벌면 이렇게 사진을 담을 수가
있어 몇 년째 사진을 이렇게 담을 수가 있다.
유치원 마당에 있는 으름덩굴을 아치형으로 다듬어
놔서 꽃은 축축 늘어진 자연미가 없으니
으름덩굴 꽃은 집 뒷산에 가서 담아오는데 그곳에
가면 항상 열매는 익기도 전에 따가서
없어지는데 유치원 마당에 이렇게 으름이 열어
사진을 담을 수가 있다.
내 유년시절엔 이 으름을 많이 먹고 자랐는데 지금은
맛이 없어 먹을 수는 없고 이렇게 눈요기로 사진만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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