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름덩굴
어린 시절 가을이 깊어갈 즈음 딱 이맘때가 되면 온통 산으로 둘러 쌓여 있는 고향공주에는
산에서 나는 열매들이 먹을 것이 참으로 많았었다.
으름과 머루며 다래 그리고 정확한 이름은 생각이 나지 않는데
개금이라고 불렀던 거 같은 나무열매가
아주 고소하여 참 많이 따서 먹었던 기억이 난다.
한국의 바나나라 불렸던 으름도 달착지근하여 먹긴 하였지만 씨가 많아서
씨를 골라내기 힘들었던 기억 그리고 덜 익은 것은 아리지만 다래 역시 익으면
달착지근하여 참 많이 먹고 자랐다.
무엇보다 맛있었던 건 머루였다.
알이 잘긴 하였지만 송이송이 까맣게 익은 열매를 아버지가
망태에 하나 가득 따오시곤 하였는데
지금은 모두가 아련한 추억 속의 먹거리들이다.
오늘 탄 천을 산책하는데 높은 나무를 칭칭 감고 올라간 으름덩굴에
으름이 아람이 벌어서 속살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모습에
잠시 어린 시절 동심으로 돌아가 가슴속에 아련하게 남아있는 빛바랜 추억을 꺼내 보았다.
오늘 탄천을 걷다가 만난
높은 나무를 칭칭감고 올라가 달려있는 으름모습
한발늦어서 알갱이는 모두 쏟아지고 빈 껍질만 남아있는 모습
'아름다운 꽃들의 이야기 > 가을 열매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속에 곱게 익어가는 열매들 (0) | 2012.10.03 |
---|---|
댕댕이덩굴 (0) | 2012.10.01 |
가을의 풍성함이 (0) | 2012.09.20 |
말갛게 익은 여주열매 (0) | 2012.09.16 |
가을열매들과 빗방울 (0) | 2012.09.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