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식탁
며느리한테 보내고 남은 팥죽
오늘은 24절기 중의 하나로 일년 중에서 낮이 가장 짧고 밤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동지이다
어릴 적 동짓날이 오면 울 엄마는 꼭 팥죽을 쑤어서
이웃집과 함께 나누어 먹곤 하셨다.
눈이라도 내려주는 동짓날이면 긴긴 겨울 밤 호호 손을 불어가면서
김치 광에서 얼음이 둥둥 떠있는 동치미를 떠다가
늦은 저녁 밤참으로 먹던 어린 시절의 동짓날이 생각난다
팥죽과 고구마에 꼭 있어야 하는 동치미는
양푼에 얼음채 떠다가
무를 생긴 그대로 세로로 쭉쭉 썰어서 먹어야 동치미 맛이 난다.
엄마가 만들어 주시던 그 맛을 못잊어 팥죽을 좋아하는 난
동짓날이 아니라도 어린시절 먹던
추억의 음식인 팥죽을 가끔 쑤어 먹곤 한다
재훈할아버지가 팥죽보다는 그 속에 들어가는 새알심을 좋아하여
오늘은 새알심을 듬뿍 넣어서 팥죽을 끓여
우리 집에서 10분 정도 떨어진
죽전에 살고 있는 며느리한테도 재훈할아버지가 갖다 주고왔다
지난번 김장 때 동치미 한통담아 보낸 것이 아직 익지 않았을 거 같아
미리 먹기 좋게 익힌 동치미 한통과 팥죽을 보내고
이웃집도 주고 재훈할배와 함께 좀 일찍
팥죽을 맛있게 먹고 작은아들한테 퇴근 후에 집에 갈 때
잠깐 들려 팥죽 끓인거 먹고 가라 했더니 작은아들이 온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옛날엔 이렇게 아궁이에 불을지펴서 팥을 삶아 팥죽을 끓였는데
(동지 팥죽의 유래)
옛날 중국 진나라에 공공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는데
그에게는 늘 말썽을 부려 속을 썩이는 아들이 하나 있었다고합니다
그 아들녀석 때문에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는데
이 아들이 어느 동짓날 그만 죽고 말았답니다.
그리고는 이 아들이 그만 역질 귀신이 되고 말았데요.
(역질: 천연두, 옛날에는 마을에 이 전염병이 돌면 꼼짝 없이 앓다가 죽었다고 합니다.)
공공은 자기 아들이었다 해도 그냥 둘수가 없어 생 전에
아들이 팥을 싫어 했던 기억을 떠올리고는
팥죽을 쑤어 대문간과 마당 구석구석에 뿌렸다고 합니다.
효과가 있었던지 그 날 이후로 역질이 사라졌고
이를 본 받아 사람들은 역질 귀신을 물리치고
건강하게 한해를 보내기 위해 동짓날이 되면 팥죽을 쑤어 먹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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