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집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집 뒤 탄천을 지나 불곡산 중턱에 있는 밭에
지인이 너무 많아 힘들다고 우리보고 채소를 가꾸어 보라고 해서
생전 처음 농사꾼이 되어 씨앗을 뿌리고
고추, 오이, 열무, 토마토, 상추, 고추 등을 심어 가꾸면서
매일 채소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신기하고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봄부터 지금까지 야채는 사먹지 않았다.
오이가 열기 시작하면서 갈 때마다 쑥쑥 자란 오이를 따서 먹는 그 맛은 정말 꿀맛이다.
가지 나물을 좋아하는 재훈할배는 예쁘게 먹기 좋게 자란 가지를 따서
가지 무침을 해서 밥상에 올리면 정말 맛나게 먹어준다
워낙 식성이 나물 류를 좋아하는 할배인지라 넘 좋아한다
상추도 금방 따서 먹고 고추도 금방 따서 먹는 맛이 정말 좋다.
그런데 날이 너무 가물어 오이가 병에 걸려 시들시들해지더니
지난번 내린 비를 맞고는 깨어나서 많은 오이가 열려 오이소박이를 담그고 열무김치를 담가 먹었다.
배추는 넘 많고 가물어서 그냥 놔뒀더니 갈 때마다 벌레를 잡아줘도
산속이라서 벌레들이 벌떼처럼 달려들어 배추를 뜯어먹는 데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
벌레가 먹는 배추를 그냥 놔두었더니 꽤 커서 속이 차기 시작하는데
얻그제 가봤더니 너무 가물어서 배추 잎이 타 들어가기 시작하고
아욱을 베다 먹으면 칼로 벤 자리에 싹이 나서 몇 번을 베어다 이웃들과 나누어 먹었는데
날이 너무 가물어 아욱을 벤 자리에도 싹이 나지 않고
다 말라 죽어가고 있어 더 두면 안되겠다 싶어서 배추를 반은 뽑아서 김치를 담갔다.
적은 채소를 심어 가꾸는데도 타 들어 가는 모습에 가슴 아픈데
많은 농사를 짓는 농부들은 타 들어 가는 밭작물들을 보면서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를 생각해보았다.
다행히 어제 비가 내려 주어서 목이 탄 채소와
밭작물들이 생기가 날것을 생각하니 하늘만 쳐다보면서 가슴 태우던 농부들이 웃을 수 있을 거 같다.
벌레들이 먹고 남은 배추다
벌레들이 먹고 난 배추 이제 우리가 먹을차레다.ㅎㅎㅎ~~~
날이 가물고 벌레가 뜯어먹고 난 배추는 약간
질기긴 하여도 국물도 시원하고 상큼해서 맛이 아주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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