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일렁이는 띠
짙은 녹음(錄陰)사이로 잎새를 흔들며 한줌 바람이 일렁인다.
그 일렁임 속에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그리움 하나
유년시절 오월의 햇살을 받고 연하고 통통한 배를
불쑥 내밀고 하늘을 향해 올라온 삘기(띠의 새로 나는 어린 싹).
하늘만 빼꼼히 보이는 하늘아래 고갯마루 첫 동네
계집애는 재잘대며 또래들과 개울가 언덕에 앉아
불룩한 배를 안고 하늘을 향해 흔들리는
삘기를 뽑아 달짝지근한 물을 연신 빨아들인다.
그리곤 실증 날 즈음 풀피리를 만들어 풀밭에 누워
두둥실 떠가는 흰구름 좆아
삘릴리~삘릴리~불어대던 풀피리 소리
아!~
벌써 아득한 세월을 훌쩍 뛰어 옛이야기 되었는데
엊그제 일처럼 선명하게 살아서 오늘도 가슴을 휘젓고 있다.
추억이란 그래서 아름다운 거 이렇게 아득한 유년시절로 돌아가게 하고 있으니.
아!~추억은 아름다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