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가리
늙은 여인의 주름진 얼굴에 삶의 애환이 서린 흔적되어 얼룩져
감추고 싶은 진한 검버섯처럼 얼룩진 박주가리열매들
정성 들여 고이 기른 자식들 하나 둘 엄마 품을 떠나듯
여름 동안 긴긴 시간 고이 간직하며 품어온 씨앗들이
그 검버섯처럼 얼룩진 두꺼운 깍지 깨고
하나 둘씩 날아오른다.
고이 기른 자식들 아쉬워하며 엄마 품에서 떠나 보내듯
그렇게 자유의 몸이 되어 자신의 둥지를 찾아
훨훨 날아가버린 품에 고이 품었던 자식들이
엄마 품을 떠나듯이 두꺼운 깍지 깨고
하나 둘씩 훨훨 자유의 몸 되게 모든 씨앗 날려보내고
박주가리 텅 빈 깍지 되었네
엄마 곁을 떠나서 둥지 틀고 살아가는 자식들
바라보면서 텅 빈 가슴에 시린 그리움 남은 텅 빈 여인의 가슴처럼….
바람에 날려 떨어진 박주가리씨앗들
모든씨앗 날려보낸 텅빈 깍지와 몇알 남아있는 깍지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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