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큰 꽃잎을 달고 곧추서서
주렁주렁 꽃을 피우는 키다리 꽃이라 불렀던
접시꽃이 곱게 피어나는 계절 7월.
고향집 주변엔 언제나 6~7월이면 어김없이
키다리 꽃 접시꽃이 꽃을 피우고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엔 엄마의 장독대 돌틈 사이에는
키 작은 채송화들이 피어 환하게 웃고 있었지.
그러나 지금 계절 따라 꽃을 피워주던 그 많은
꽃들은 주인의 손길이 닿지 않으니 하나 둘
그렇게 사라져 지금은 집주변의 꽃을 볼 수가 없다.
계절 따라 그렇게 꽃을 심어 놓으셨던 엄마는 지금
무슨 꽃이 피는지 계절이 오고 감도 인지 하지 못하고
그냥 시간을 보내고 사는 울엄마 엄마의 손길이 머물던
그 장독대 옆의 키 작은 채송화와 키다리 접시꽃을 생각하니
이 아침 울컥해지면서 그 엄마의 장독대가 한없이 그리워진다.
비에 젖은 접시꽃 /정심 김덕성
긴 가뭄으로
하늘만 바라던 어느 날
종일 장맛비로 퍼부으며 쏟는데도
미소를 잃지 않는 접시꽃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동네 공원 지킴이처럼
내 몸높이보다 높이 보이려는 듯이
하늘을 향해 자라나면서
올곧게 서 있는 그 당찬 모습이
자랑스럽게 보인다
누구를
그리 애타게 기다리는가
벌 나비 밀애하며 속삭이는데
비에 젖어도 슬픈 기색 없는 당당함
해맑은 사랑의 미소로 반기는
미모의 접시꽃 당신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