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화단에 화려한 모란이 피었다.
붉게 핀 모란은 꽃이 너무 커서
바라볼 때 조금은 부담스러운
꽃이긴 하지만 너무 화려하고 커서
지나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한번 더 들여다보게 하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둘리고 있을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버린 날,
나는 비로소 몸을 여읜 설음에 잠길테요.
5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날 하냥 섭섭해 우옵네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둘리고 있을테요.
찬란의 슬픔의 봄을
아파트에 살면서 1층 화단을 이렇게 아름답게
정원으로 가꾸어 계절꽃들을 심어
오고 가는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집이다.
2024년 4월 17일 아파트 화단에서
'아름다운 꽃들의 이야기 > 꽃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날이 간다 (12) | 2024.06.08 |
---|---|
장미 (6) | 2024.06.08 |
아파트주변의 봄꽃들 (10) | 2024.05.20 |
우리 토종목련의 아름다움 (28) | 2024.04.15 |
긴 꽃술로 유혹하는 청매화 (14) | 2024.03.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