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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살찌우는 글들/마음을 담아서

아! 어찌하리 이 아픔을...

by 밝은 미소 2006. 8. 20.

   

 

 

 

 ! 어찌하리 이 아픔을.

 

해마다 화분에다 산에서 낙옆 썩은 흙을

파다가 정성껏 고추와 상추를  몇 그루씩 심어

아파트 정원 사이에 놓아두고 여름에는 상추를

고추는 가을이 다 가도록 따먹었었다.

그런데 올해엔 집에서 5~10분 거리에 농협에서

땅을 조금 주어서 아들결혼식이 끝나 고 나서

시기적으로는 조금 늦었지만 남편과 나는

고추 모종과 가지, 상추, 호박 모종을 사다 심고

아욱과 근대,열무씨를 사다가 씨 뿌려 우리

손으로는 처음으로 정성을 들여서 길렀다.

봄날에는 가물어서 날마다 물을 주고

아기 다루듯이 정성을 다했다.

그 결과 조금씩 자라가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기뻤시간이 흘러 고추, 가지, 호박이

열리고 커가는 모습에 남편과 나는 우리의 수고가

열매를 맺고 상추가 너무 잘되어 혼자서는 다 먹지

못하여 이웃들과 나누어먹는 맛은 정말 큰기쁨이었다.

농약과 비료를 하나도 안 주어서 비록 열무는

벌레가 먹고 부드럽지는 안 했지만 올해엔 한번도

열무를 사먹지 않고 밭에서 우리 손수 가꾼채소로

먹거리를 마련하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인가부터는 가지와 호박이

없어지기 시작 했다.호박과 가지를 따기가 일러

이틀쯤 있다가 예쁘게 컸겠지 하고 가보면

벌써 누가 따가고 없었다.

열무를 모두 뽑고 흙을 고르게 해놓은 자리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호박 옆의 발자국을 보면서

함께 나누어 먹는것도 좋지만 예쁘게 컸을 호박

가지를 기대하면서 가보면 없어진것을 보면서

실망하고 마음이 너무 상했었다.

심고 가꾼자의 마음을 헤아린다면 이런일은

없을텐데...

그러면서 농사 지은것 차까지 대놓고 훔쳐간다는

뉴스를 생각하면서농사지은것 모두를 잃어버린

그 농부의 마음을 헤아려본다.

그리고 지난달 엄마와 아버지께서 우리 집에

오셨다가 열무를 함께 뽑으러 가셨는데 밭에

심어놓은 채소들을 보시고는 처음 짓는 농사인데

잘 가꾸어 놓았다고 칭찬을 하시면서 고추가

더 크면 장맛비에 모두 넘어진다면서 고추를

받쳐줘야 한다고 말씀하셔서우리는 농사에는

박사이신 아버지와 엄마가 가르쳐 주시는 대로

고추를 넘어지지 않게 받쳐주었고 시간이 지나자

고추는 우리의 수고에 보답이라도 하는 것처럼

주렁주렁 많이도 열렸다.

그리고는 장마가 시작되었고 2주전에 갔더니

고추대가 죽기 시작했다.

남편은 아기 다루듯이 가꾼 고추가 죽는 것을

보면서 병이 나는가 라면서 혼자서 중얼거리면서

마음 아파했다.

그리고는 며칠 계속되는 장맛비에 밭에 가보지

못하다가 어제 밭에 가보고는 우리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니 이럴 수가!

며칠 전 까지만 해도 고추가 주렁주렁 가지가

무겁도록열렸었는데 모두 죽어 버린 것이 아닌가!

다리에 힘이 쭉 빠지고 너무 마음이 아팠다.

우리 고추만 그런 것이 아니고 그 주위에 있는

고추는 모두 그렇게 죽어갔다.

병이 온 것 같지는 않은데 아마도 장맛비가 며칠씩

계속되면서 물이 잘 빠지지 않아서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마도 고추심은 둑이 너무 낮았나 보다.

그래서 무엇이든 경험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

농사 짓는걸 너무 쉽게 생각한 것은 아닌지!

그런데 우리고추 밭 바로 옆에 고추심은 아저씨는

 벌서 몇 년 고추 농사를 짓는다고 하셨는데

그 고추도 모두 죽어있었다.

집에 와서도 봄부터 고추에 쏟아 부었던 우리의

수고가 너무 아까워서 마음이 아팠다.

그러면서 이번 수해로 봄부터 씨앗 뿌려 정성

드려서 가꾼 농사를 망쳐버리고 논과 밭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자리를 망연자실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수마가 할퀴고 간 그 자리를뜨지 못하는 농부의

마음이 아픔으로 다가온다.

그분들은 오늘도 마음 아파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릴 것인가!

나는 얼마 안 되는 몇 십 포기의 고추의 죽음에도

이렇게 마음이 아픈데그 농부들은 전 재산이고

봄부터 지금까지 흘린 수고와 땀이 얼마인가!

아마 이런 마음은 평생을 흙 속에 묻혀 살아오신

부모님을 농부로 두었고 나 또한 그 흙 속에 묻혀

잔뼈가 굵고 자란 자로서 느끼는 아픔일 것이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 농토와 그 마음의 상처는 그

무엇으로 보상받을 것인가!

거짓이 없는 흙이라 심은 대로 거둔다지만

한해 농사가 저렇게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걸

보는 농부들의 마음은 갈기갈기 찌기는아픔이고

흘리는 그 눈물은 아마도 피눈물이겠지……

~ 큰 시름과 아픔을 안고 살아가야 할 저

농부들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여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