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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인지 농촌에서도 보리밭이 사라지고 보리밭을 구경하기가 힘들어졌다.
우리 어릴적 쌀과 함께 주식이었던 보리는 경제성장과 함께 살아진 것 같다.
이맘때쯤이면 파도처럼 넘실대던 보리밭 사잇길을 친구들과 손을 잡고 재잘대면서 거닐던 그 하얀칼라 의 학창시절
넘실대는 청 보리밭가에 누워 문학을 이야기하던 가시내들의 재잘거림이 귀에 들리는 듯 한데 벌써 그 시절을 이야기하는 추억속의 여인들이 되어 검은머리 하얗게 물들어 가는 그런 나이의 여인들 아니 할머니들이 되어 있으니...
싱그러움이 넘실대는 보리밭 사잇길...
사월의 살랑대는 실바람 속에 출렁이는 보리 내음이 마음 한 자락에 살포시 와 닿는 이 봄….
청 보릿대 꺾어서 보리피리 불면서 친구들과 문학을 논하던 그 학창시절이 살폿이 묻어나는 그런 계절이다.
보리밭의 파도처럼 넘실대던 봄이 지나고 초여름이 오면 하교길에 황금빛으로 익어가는 보리밭 사이를 걸어 오다 저녁노을을 만나던 아름답던 기억들…
그러나 그 푸르디 푸른 넘실대던 보리밭의 아름다움 뒤엔 짙게 드리운 가난과 배고픔의 그림자인 보릿고개가 있었다.
쌀독은 바닥이 나고 보리수확은 아직이른 시기인 그때를 보릿고개라 했는데…
내 기억으로는 그 보릿고개가 60년대까지 이어져 왔던 걸로 기억을 한다.
그렇게 우리의 주식이 되었던 보리가 지금은 별미로 찾는 보리밥 집에서나 만날 수 있는 귀한 음식이 되었다.
이제는 엄마 아빠와 함께 보리밭을 밟아주던 풍경도 타작한 보릿짚으로 만들던 여치집도 보릿짚으로 만들어 썼던 맥고모자도 마음속에 고이 간직한 추억 속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장면이 되어버렸으니...
그 시절 그때의 그리움을 찾아서 고창 청 보리밭을 찾아 여행을 떠나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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