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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가족이야기

어버이 날 낳아 기르시고

by 밝은 미소 2010. 5. 6.

친정엄마 아버지

 

어버이 날이온다.

부모님은 자식들이 나이 들어 머리가 하얗게 쉬어 가도

그 자식생각에 마음 편할 날이 없으신데

자식들은 그 부모님을 짐으로 여기는 요즘세테이니

어버이날을 맞으시는 부모님들 마음이 편하실까?

자식들 모두 객지에 나가 살아 두분이서만

고향을 지키고 계신 부모님이 이젠 예전 같지 않으시고

조석을 끓여드시는것도 귀찮으실 연세.

 

결혼하고 살아오신 날들이 62 62 세월을 살아오시면서

내가 어릴 적이나 지금까지 엄마 아버지께서

큰소리 나면서 싸우시는걸 본적이 없는걸 생각하면

내가 결혼하고 살면서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고향집 장독대 뒤의 철쭉나무 

철쭉나무 아래는 달래며 취나물 머위들이 자라고 있다.

 

지금은 나이 들어 주름살만 있는 늙으신 우리엄마도

젊은 시절은 고우셨는데

우리 6남매 키우고 가르치시느라

늘 당신의 삶은 돌아보지 않으시고 살아오신 삶이 60년이 넘어

손은 갈퀴처럼 거칠어지시고

엄마도 여자인데 엄마는 그렇게 살아가는것이 당연시 되어있었을까.

 

까만 머리를 쪽을 지시어 옥비녀를 꽂으시고

모시적삼를 입으신

단정하고 곱기만 하던 엄마의 젊은 시절 그 모습은 지금도 내 가슴에 살아있다.

 

 

 장독대뒤엔 분홍빛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내가 살아온 길 돌아보면 참 행복한 어린 시절이었고

지금 돌아보면 자연과 더불어

엄마 아버지의 딸로 살아온 삶이 참 행복했었다.

 

물론 어린 시절 풍족했던 삶은 아니었기에 조금의 부족함은 있었지만

그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늘~

가슴 따스해진다.

내 아래로 바로 남동생이 둘이 있어서

늘 그 남동생들과 놀아주느라 자치기며 제기차기를 하였고

이른봄 뱀들이 나오기전 계곡의 돌을 떠들면

엉금엉금 기어나오던 가재잡이며

벼가 누렇게 익아가는 가을 벼베기를 하려고

논의 물을 빼려 고랑을 치면 꾸물꾸물 미꾸라지들이 올라오면

아버지를 따라 그 미꾸라지지들을 주워담던 추억과

별이 금방이라도  쏟아질것 같던 여름밤 마당에 모깃불 지펴놓고

멍석을 깔고 모닥불에 감자구워 먹으면서

멍석위에 누워서 별을헤면서 아버지가

봉숭아 물을 곱게 들여주시선 아름다운 별밤의 추억들이 지금도 어제일 처럼 스친다.

 

얻그제 엄마 모습 우리 주려고 

취나물과 달래를 케고계신 엄마모습

  

흙 벽돌로 쌓았던 긴 벽돌담 길에 사립문 초가지붕에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 갈 때면 이집저집 굴뚝에선 모락모락 저녁연기

 피어 오르던 동화 속의 삶 같았던 나의 어린 시절.

지금 생각하면 초가지붕 아래의 좁은 공간에서 형제들과 지냈던 그 시절

넓은 공간이 우리에게 행복을 주는것이아닌

좁은 공간이지만 형제들과 부대끼면서 조금은 부족하게

살아왔던 그 어린 시절 그 삶이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었음을

 

조금은 부족했던 그 유년시절의 고향의 정서가 나의 삶을 좌우했다고 해야될것이다.

유년시절 보고 자란 그 모든 것들이 내 속에 잠재해 있고

늘 그 잠재해 있는 동화 같은 이야기들이 나를 살찌웠으니

지금도 눈감으면 그때 그 시절이 손에잡힐둣 스쳐지나간다.

 

 

어린 시절 엄마 아버지와 살아왔던 그 동화 같은 삶을 돌아보면서

지금 내가 이런 감성을 지니고 살아갈 수 있음도 모두 부모님 사랑 때문인 것을

 

이제 90을 바라보시는 우리 부모님도 장성한 오늘의 자식들보다는

그 어린시절 우리 육남매를 기르시며 사셨던 그 젊은 시절이 가장 행복했을거라 여겨진다.

 

 

  

고향집 울타리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노랑매화

 

 

언제 우리 곁을 떠나실 지 모르는 8681세의 연세이시지만

아직도 그 고향을 떠나지 못하시고

자식들이 함께 살자 하여도 서울가면 답답하여 못산다시며

당신들의 고집을 꺾지 않으시고 고향을 지키고 계신 부모님

당신들은 축복받은 인생이라고 말씀하시는 보모님이 한없이 고맙다.

 

효도하고 싶어도

부모님이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말을

 생각하면서 아직 건강하신 모습으로 우리 곁에

이렇게 계시는 분이 있어 얼마나 행복한지...

 

우리 형제는 참 행복한 사람들이다 

언제나 보고 싶을 때 달려가

만나 뵐 부모님께서 아직 우리곁에 살아 계시고

목소리 듣고 싶으면 언제든 전화하여 목소리 들을 수 가 있으니

 

울타리엔 보리수 꽃도 피어있고  

 

 얻그제 고향을 찾아가서 뵙고 돌아오는 차가 멀어져

보이지 않을 때까지 서서

자식들이탄 차를 바라보며 손을 흔들고 서 계신 모습

그런 모습을 뒤로 하고 올라오는것이 

가슴 아프긴 하지만

그렇게 우릴 기다려 주시는 부모님이 계시기에 얼마나 감사한지

내년 어버이날도 두분이서 그렇게 우릴 기다려주시길 간절히 바라며

 

아직은 건강하게 고향을 지키고 계시고 자식들 챙기시는 부모님

그러나 86,81세의 연세를 생각하면 언제 어떻게

우리곁을 떠나실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어머니 아버지 건강하게 오래오래 우리곁에 계셔주시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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