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6일 어제는 우리가 결혼한지 37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겨울 한나절 따스한 햇빛이 스며드는 창가에 앉아서 아름다웠던
고운 단풍잎 모두 떨구고 앙상한 가지만 남아 겨울바람에
윙윙 울고 있는 겨울나무들을 바라보면서
흘러간 세월의 갈피 속에 묻혀있는 나의 결혼생활의 삶의 추억들을 한 장 한 장 넘겨봅니다.
그 속에는 내가 살아온 삶의 무게만큼 기쁜 날도 슬픈 순간들도 있어
가슴이 먹먹해 오기도 하지만 그 속에서도
주님의 손길로 인해 다시금 일어서서 주님 바라보면서
살아온 나의 발걸음이 있었기에 감사함을 고백할 수 있음이 얼마나 행복한지요.
흘러간 시간 속의 나를 들여다보니 흘러간 시간만큼
어느덧 변해버린 낯 설은 나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조금은 가슴에 시린
바람이 일기도 하지만 그곳엔 분명
나의 나이들어가는 모습 속에서도 주님이 기뻐하실 그 모습을 소망하면서
한걸음 한걸음 걸어온 기쁜 모습도 있어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미소 짓게 하고
살아온 결혼생활들을 감사함으로 돌아볼 수 있음이 행복이라고 고백하고 싶습니다.
이젠 나의 손으로 움켜쥐어야 하는 것들보다는 나의 살아온 세월의 무게만큼의 비워야 하는 것
내려놓아야 하는 것들이 많아야 함을 더욱 깨닫게 됩니다.
세상을 향한 내 육신의 욕구가 죽고 주님의 거룩하심이 나를 지배할 수 있도록
내 의지를 주님께 맡기면서 모든 것을 사랑하면서
나의 남은 인생을 믿음과 순종으로
주님의 뜻을 분별하면서 살아가는 삶이 되길 소망해봅니다.
그래서 나에게 주워진 삶을 열심히 살다 이 땅의 순례의 여정을 마치고 떠날 때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의 증거들을 남기고
이 땅을 떠나갈 수 있는 삶이 되기 위한 그런 삶을 살아가야 되겠다고
결혼생활을 돌아보면서 다시 다짐하게 됩니다.
주님이 허락하신 삶속에서 두아들 건강하게 사회의 일원으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고
하나님이 짝지어준 우리 부부 건강하게 신앙생활 하면서
나의 삶의 주인이신 주님으로 인하여 즐거워하면서 여기까지 올수 있었고
그 주님으로 인하여
이 세상이 줄 수도 흉내 낼 수도 없는 기쁨이 내 안에 넘치고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지요.
옆 지기와 둘이서 조용한 곳을 찾아서 식사를 하면서 작년 결혼기념일을 돌아보았습니다.
작년 결혼기념일날은
손자녀석을 안고 병원 응급실에서 초초하게 시간을 보냈었는데…
그 손자 녀석이 건강하게 잘 커주고
할아버지 할머니 사랑해요 다음주일에 또 봐요 하면서
고사리 같은 손을 흔들면서
재롱을 떠는 모습을 보면서 행복한 웃음을 웃을 수 있는 오늘을 주심을 감사하고
이제 나에게 주워진 삶 남은 나의 결혼생활을
건강하게 신앙생활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섬기면서 살아가는 삶이 되길 소망해봅니다.
며느리가 사다 준 축하 케익에 불을 붙이면서 지나온 세월들을 돌아보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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