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릴적 해질녁이면 언덕위에 올라
모락모락 저녁연기가 피어오르던
아름다운 모습을 바라보던 고향집 뒷산은 이렇게
천안 논산간 고속도로로
흉물스럽게 다리 기둥이 놓여있어 아름다운 풍경을 망가뜨리고 있다
작고 아담한 고향의 침례교회이다
담쟁이 덩굴의 열매
요건 무슨열매인지...
가을에 피어있던 국화가 아직 이렇게 남아있고
첫눈이 7cm나 왔다는데
아직도 노오란 색의 꽃이 남아있네
가을걷이 해놓은 호박
담쟁이덩굴열매
시어른들 산소앞 길엔
이렇게 노오란 민들레가 피어있고
시어른들 산소도 겨울옷으로 갈아입고 있고
산소 밭가엔 이렇게 피마자(아주까리)의 열매가 영글어 있고
마른 풀을 태운 가장자리에
이렇에 남아있어
질긴 야생화의 생명을 보여주는 모습
어릴적 여름날 밤이면 마당에 멍석을 깔고
아버지가 손톱에 예쁘게 봉숭아물을
들여주느라 손가락을 싸매주던 아주까리가 이렇게 영글어있다
타작한 꽁밭엔 이렇게 빈 죽정이와
잎새만 덩그라니 남아있고
푸른잎도 아직 이렇게
도라지꽃대
망초꽃대도 아직 이렇게 파란모습으로
남아있는 모습
양지바른 언덕에 아직도 광대나물이 꽃을피우고 있고
지고난 씀바귀꽃대
수북이 쌓여있는 낙엽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해는 서산으로 뉘엿뉘엿 기울고
늘 궁금하고 마음이 안 놓여서 친정 부모님께 자주 전화를 드린다.
안부를 묻는 전화라서 부모님의 음성만 듣고 끊는 전화이지만…
평생을 농사일을 하시면서 살아오신 부모님은
부지런함이 몸에 배이신 분들이시라서
두분이서만 사시는데도 아침은 늘 7時엔 드시는 분들인데
며칠 전에도 전화를 하였더니 시계가 9時를 넘기고 있었는데 아침을 안 드셨다고 하시기에
어디 아프세요? 하니 아니다 늙은이들이 할 일도 없는데 뭐 라고
대답하시는 아버지 오늘아침 전화를 하였더니
9時가 넘었는데 아직도 아침식사 전이라고 하신다.
엄마가 아프세요?
아니다 아픈 것은 아닌데 너희 엄마가 요즘 아침에 일어나지 못하고
9時나 되어야 움직인다
하시면서 이젠 아침밥이 다 되어가니 먹을거라 하신다.
알았다고 전화를 끊고 나니 엄마가 궁금하여진다.
몸이 마르긴 하셨어도 늘~ 건강하셔서 병원출입이 거의 없이 평생을 살아오신 부모님
농촌에서 일을 많이 하시면서 관절이 안 좋아서
15년 전 인공관절 수술을 한 것 외엔
거의 지병 없이 평생을 건강하게 살아오시는 분들이다.
아버지가86, 엄마가 81세 연로하신 연세이시라서 남동생들이 모셔가려 하여도
교회에 나가실 수 있어 우리 집에 와서 계시라 하여도
자식들에게 짐이될까봐서
늘~ 답답하여 못 있는다 하시면서 내려가시곤 하시는 두 분이시다.
그렇게 부지런하시던 엄마가 자꾸만 기력을 잃어가시고 올 가을에도 기운이 없어
쓰러지셔서 병원에 입원하여 검사를 하였지만
특별히 나쁜 곳은 없고 연로하셔서 그렇다는 의사선생님의 진단결과이다.
그런 엄마를 생각하니 걱정이 되어 전화를 끊고 남편과 함께 집으로 달려갔다.
부모님을 모시고 나가서 점심식사를 하는데도 원래
평생 소식을 하시는 엄마신데 식사를 하시는 것을 보면
꼭 어린애가 먹는 양만큼 몇 술을 잡수시는 엄마의 모습을 보니 괜히 속상하고 마음이 울컥한다.
식사하고 병원에 모시고 가서 영양제를 놓아드리고 집에 모셔다 드린 후
엄마가 챙겨주시는 기름이며 김치를 싣고 돌아오는 길에
자꾸만 엄마생각에 눈물이 줄줄 흐른다.
운전을 하면서 그런 나를 바라보는 남편
연세가 많으셔서 그런데 어쩌겠는가 하면서 함께 마음 아파한다.
원래 약한 몸 키가 160이시면서도 몸무게가 35kg밖에 안 나가는 엄마이지만
이젠 기력이 쇠잔하여 지셔서 점점 작아져 가는 엄마
이젠 아침에 일어나 식사준비도 못하실 만큼 점점 기력을 잃어가고 계시다.
이젠 아들 집에 가서 사시라 하여도 싫다 하시면서 고집을 부리시는 부모님
얼마 전에 형부를 천국으로 떠나 보내시고 그 충격이 너무 크신 엄마가
아직도 형부를 떠나 보낸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계시고
형부가 돌아가시기전 사람을 알아보실 때
부모님을 모시고가서 형부를 만나게 해드리고 싶어도
몸이 약한 엄마가 충격에 쓰러질까 봐서 못했는데
형부가 말이라도 할 때 보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 하시면서 또 미안해 하시면서 우신다.
마지막 형부를 보시려고 동생이 모시고 오는 중에 병원에 거의 도착시간에
형부는 운명을 하시고 그렇게
형부를 떠나 보낸 충격에 엄마는 아직도 힘들어 하고 계신다
그런 엄마를 보면서 형부가 떠나시시전
만날 수 있게 해드리지 못한 것이 또 마음에 걸리고...
두분 중에 누가한 사람 떠나면 아들 집으로 간다고 고집하시면서 고향을 지키고 계시는 부모님
자꾸만 기력을 잃어가고 있는 허약한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이젠 서서히 엄마를 떠나 보낼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자꾸만 슬퍼진다.
한번은 이별을 해야 하는걸 알면서도 연로하여 자꾸만
기력을 잃어가고 계신
허물어져 가고 있는 염마의 육체를 보면서 자꾸만 그날이 가까워 오는 거 같아 마음이 아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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