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세이신 친정엄마의 모습
아버지가 우리 곁을 떠나시고 처음 돌아온 어버이 날 보청기는 귀찮다고 아예 사용을 하지 않으시는 엄마 엄마한테 전화해도 귀가 어두워져 듣지를 잘 못하는 엄마랑 통화도 할 수 없고 집에 가려고 7일 날 전화를 했더니 인천 인하대 병원에서 치매 진단을 받으셔서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고 다시 한번 검사를 하러 병원에 간다고 하여 병원을 들려 14일 날 내려온다고 하여 어제 친정집엘 갔더니 엄마는 한달 전 꽃놀이 갈 때보다 상태가 안 좋아지셨다.글은 아직 읽으시는데 인지 능력이 떨어져서 의사선생님이 묻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시더란다.그렇게 깔끔하시던 성격이 이제는 제대로 느끼지도 못하시는 엄마.
처음 치매진단을 받으시기 전에 엄마가 없어졌다고 아버지께 연락 받고 집에 달려가니 엄마가 한여름 집 바로 뒤에 있는 콩밭에 들어가셔서 콩을 다 잘라놓으셨더란다.아마도 젊은 시절 농사지으실 때 콩 순을 쳐준 생각을 하면서 콩을 다 잘라놓으신 듯.
그렇게 엄마의 행동이 하나하나 이상이 오고 그런 엄마를 바라봐야 하는 아버지는 가슴이 무너지고 2년전 병원에 가서 치매진단을 받으시고 아버지가 잠깐 외출을 한 사이 엄마가 넘어지시면서 바로 발견이 안되어 사경을 헤매시던 엄마는 뇌수술을 하신 후 깨어나긴 하셨는데 그 뒤로는 더욱 상태가 안 좋아지시고그래도 다행히 얌전하게 누워만 계시면서 간간히 정신을 놓으셨던 엄마가이제는 당신 나이도 잊고 계시고 인지 능력이 자꾸만 떨어지시니 어린아기가 되어가고 계시다.
그런 상태의 엄마를 지켜봐야 하시는 아버지는 눈물로 시간을 보내시고그런 엄마를 남겨놓고 당신이 먼저 세상을 떠나실까 봐 노심초사 하시던 아버지는 뜻하지 않은 사고로 먼저 우리 곁을 떠나셨고 홀로 남은 엄마는 날로 안 좋아지고 계신다.평생을 두분이서 고향에서 수채화처럼 사시던 분들 그렇게 고향을 떠나기 싫어하시던 울 아버지 성치 못하신 엄마를 이 세상에 남겨놓고 어떻게 눈을 감으셨는지...
누워서 벽에 결려있는 환하게 웃으시는 아버지의 사진을 보면서 매일 얘기를 하신다는 엄마는 점점 인지 능력이 떨어지셔서 어린아기가 되어가고 계시다.
할머니가 되어있는 딸들이 머리가 하얗게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너희들도 이제는 늙었구나 하시어 언니가 엄마! 엄마큰딸도 이젠 70예요 하면서 엄마 연세를 물으니 당신 연세가 76세 이란다.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이제 6개월이 되었는데 아버지 돌아가신 지도 7년이 되었다고 하시는 엄마옆에서 늘~지켜주시고 당신 몸처럼 살피시던 아버지의 손길이 닿지 않은 그 시간이 그리도 긴~ 시간처럼 느끼셨을까 평생을 아버지와 큰소리 한번 안치시고 사신 울 엄마 아버지의 빈 자리가 그렇게 크셨는가 보다.
그런 엄마를 바라보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쏟고 어린아이가 된 엄마를 휄체어에 태우고 젊은 시절 매일 오가시던 정이든 집에서 좀 떨어진 밭엘 모시가 갔더니 초록으로 변해있는 들녘을 보시면서 참 좋다를 연발하신다.
엄마 좋아? 하고 내가 물으니 그래 참 좋다하시면서 환하게 웃으시는 엄마 그럼 엄마 오늘은 내가 병원에 가야 하니까 여기까지만 보고며칠 있다가 내려와서 우리 함께 예전에 논이 있었던 곳까지 가보자고 약속하고 올라왔다.
고향집을 떠나는 딸자식들을 바라보시면서 눈물을 흘리시는 엄마자식들 고생시키지 말고 빨리 아버지 곁에 가서 누우면 좋겠다고 하시는 엄마를 뒤로 하고 올라오다 아버지 산소에 들려 엄마 소식을 들려드리고 펑펑 눈물을 쏟은 후 올라온 날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물들어 가는데 엄마는 점점 아기가 되어가는 현실 이 참으로 안타깝다.
엄마가 갖가지 꽃을 심어 사계절 꽃이 피고 지던 집 주변은
주인의 손길을 닿지 않아 잡초만 무성하다.
이곳에 당신이 꽃을 심어놓고 평생 즐기셨던
기억조차 못하시는 엄마
엄마가 심어놓은 꽃은 한 포기도 없고
잡초와 들꽃인 지칭개와 애기똥풀 그리고 뽀리뱅이만 무성하다
사위와 함께 한 엄마
사위와 함께 한 엄마
엄마를 즐겁게 해주느라 엄마앞에서 재롱을 떨고 있는 큰딸의 모습
꽃을 좋아하여 당신의 꽃밭과 집 주변에 온통꽃을 심어
꽃속에 사시던 엄마 그러나 이제는 꽃이
피는지 지는지도 모르고 사시는 엄마.
당신이 심어논 꽃이 핀것이 아닌
집앞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들꽃인 애기똥풀앞 꽃속에 묻혀있는 울 엄마모습.
사진찍는 딸을 향해 손을 흔들고 계시는 엄마모습
선그라스를 쓰시고는 수줍게 웃으시는 엄마
나를 향해 웃으시던 엄마 이내 쓸쓸한
표정이 되어 먼곳을 응시하신다
아마도 옆에 안계신 울아버지 생각을 하고 계신게 아닐련지...
장독대 옆에는 엄마가 심어놓았던 둥굴레가 꽃을 피우고 있다
엄마가 꽃을 좋아하신다고 장독대 옆에 아버지가
심어놓은 45년 된 연분홍 철쭉
엄마는 꽃이 피는지 지는지도 모르고 계신데 올해도
꽃을 흐드러지게 피웠던 엄마가 좋아하셨던 철쭉나무는 아직도 싱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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