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올라가는 길에있는 작은 암자 골안사
1995년 5월 7일 이곳 분당으로 이사온 후 집 근처에 변변한 약수터 하나 없으니
재훈할아버지 몇 달간 수소문하여 약수터 자리를 탐색하다
서울대학교병원이 있는 집 뒤 불곡산 약수터 근처 주민으로부터
여름날 아무리 가뭄이 심해도 물이 안 마른다는 한 곳을 알고는
분당구청에다 약수터를 파달라고 민원을 넣었지만 땅이 경기도 광주 땅이라
안 된다는 소리를 듣고 경기도 광주시청에 민원을 넣었더니 땅은
광주 땅이 맞지만 이용하는 사람들이 모두 분당주민들이라서
해줄 수가 없다는 답변을 들은 후
몇 번인가 민원을 넣다가 해결이 안보이니 본인이 직접 개인 돈을 들여서
인부를 사서 약수터 공사를 하고 운동기구를 사다 설치해 놓고
약수터 가는 곳까지 경사가 심한 곳은 직접 틈틈이 밧줄을 사다가
공사를 하고 약수터 물탱크 묻은 곳은 사람들과 개들이 못 들어가도록
철조망을 사다가 공사를 하면서 23년 동안 관리를 해왔다
지금은 약수터 가는 길은 분당구청에서 말끔하게 공사를 해주어
하루 이용하는 사람들이 1000 명이 넘고 있지만 그러니 누구보다 약수터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詩集을 사서 읽고 좋은 詩를 손수 골라서 코팅을 하여 보름에 한번씩
바꿔 달고 약수터 청소도 하고 약수터를 사람을 사서
공사를 했으니 물탱크를 묻은 곳도 재훈할아버지
혼자 알고 있으니 물탱크 청소도 혼자서
정기적으로 하고 있는 재훈할아버지가 벌써
두 달 째 그 약수터를 못 올라고 가고 있으니 약수터가 궁금할건 당연지사
허리가 웬만한지 며칠 전부터 약수터를 한번 가본다고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게
살살 올라갔다 오면 괜찮을 거라고 하도 어린애처럼 졸라대서
혼자 보내기는 맘이 안 놓이니 지난 7월 하순경
덥기 전에 올라갔다 온다고 새벽 6時에 재훈할아버지와 집을 나섰다
허리보호대를 차고 약수터를 오르는데 아무 일도 없는 사람처럼 잘도 오른다.
물론 예전만큼 빠른 걸음으로 오르지는 못하지만…
예전에는 집에서 나가서 탄천을 거쳐 서울대학교병원 뒤로 올라서 약수터까지
올라가면 한 시간쯤 걸리는 거리를 올라 다녔는데 수술을 하고는
면역력이 떨어져 체력이 바닥이니 집에서부터 걷는 것은
무리가되고 운전하는것도 싫어하다 보니 집 앞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골안사라는 작은 암자 아래서
내려서 30분 정도 걸어서 약수터까지 올라갔다 오곤 하였었다.
.
산을 그리 좋아하던 사람이 먼산은 체력이 달려 가지 못하고 오로지
집뒤 약수터 올라가서 청소며 약수터를 관리하며 사람들 만나고
오는 것을 재미로 하던 사람이 얼마나 답답했을지
그 마음을 아니 살살 올라가도 무리가 될 거 같긴 하지만
하도 어린애처럼 졸라대니 허락을 하고 함께 약수터에 올라갔는데.
약수터에 올라가니 다친 것을 알리 없는 분들이 오랜만에 나타난
재훈할아버지를 보고 어디 가셨었냐고 왜 그리
안보이셨냐고 인사 하면서 그동안의
약수터 근황을 알려주시면서 詩를
바꿔 달아달라고 당당하게 요구를 하신다.
그 소리를 듣고는 알았다고 대꾸하는 재훈할아버지
허리가 아프니 운동도 못하고 의자에 앉아있는 것을 보고
내가 잠시 훌라후프를 돌리면서 힐끗 쳐다보니
아니 그 허리를 해가지고 비자루로 약수터를 쓸고 있는 게 아닌가!
어이가 없어 바라보다 집에 간다고 하고 토라져 버렸더니
화가 난 나를 보고 이리 좀 와보라고 손짓을 한다
가서 보니 두꺼비 한마리가 멀뚱멀뚱 눈을 굴리고 있지 않은가!
그 두꺼비 찍는 바람에 마음이
조금 풀려서 두꺼비를 몇 방 찍고는 산에서 내려와 버렸다
그리고는 며칠 있다 다시 약수터 올라간다고 조른다 어이가 없어
병원에 가서 괜찮다 하면 올라가라고 병원을 끌고 가서
사진을 찍어보니 두 달 누워 있었는데 겨우 50%정도
회복이 되어가고 있다고 탄천 평지걷는것도
하루 20분 정도만 하라고 하는 의사의 말을 듣고는 와서
약수터 올라가는것을 금지 시켰더니 요즘은 너무 오랫동안 걸음을 걷지 않아서
다리가 후들거린다면서 가끔씩 새벽으로 탄천을 30분 정도 걷고 들어오는 재훈할아버지다
남자는 늙어가면서 어린애가 된다고 하더니 요즘 재훈할아버지
완전 어린애가 되어 약수터 갔다 오면 안되냐고 졸라대고 있다 애효.~~~
늙어서 허리 아프면 누구 고생 시키려고...
속히 치료 되어서 가고 싶은 약수터도 마음대로 올라갔다 오고 여행도 떠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 드린다.
골안사 암자 마당에 피어있던 능소화
숲사이로 빛내림이 곱다
새벽 숲들이 싱그럽다
좋아라 약수터를 향해 걸어가는 재훈할아버지
비도 오지 않는데 왠 두꺼비
물이 있는 약수터
물가에서 터줏대감처럼 살아가고 있다 한다.
나 어린시절 비가오는 날이면 고향집 마당에
어디에서 나왔는지 느릿느릿
거북이 처럼 엉금엉금 기어다니던
두꺼비를 본후 몇십년만에 보는 두꺼비이다.
코팅을 해서 걸어놓은 詩들
수질검사표 적합판정을 받았다
23년동안 한번도 물이 마르지 않고
잘 나오는 약수터
올해도 가뭄이 심하니 졸졸
그래도 약수터 물은 마르지 않고 잘도 흐른다
허리보호대를 차고 있는 재훈할아버지모습
씨가맺혀 있는 산수국
이름모를 버섯
봉숭아
골안사 암자 마당에 심어져 있던 꽃들
참취
울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백일홍도 곱게 피어있는데
울 엄마는 당신이 좋아하는 백일홍이 핀 줄로
모르고 누워계실 엄마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진다
여름날 울 엄마 꽃밭과 집주변은 온통 백일홍과 봉숭아가 붉게 피어 있었는데...
호박꽃
능소화
벌개미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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