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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가족이야기

엄마와 함께한 이런 시간을 얼마나 더 누릴 수 있을까

by 밝은 미소 2018. 11. 3.

 

 

 

엄마랑 함께 코스모스곁에서

 

 

 

 

 

단풍이 곱게 물든 이 아름다운 계절 그러나 친정엄마는 단풍이 들었는지 당신이 그렇게 좋하하던 꽃들이 피고 지는지도 모르고 계시니 엄마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시지만 곱게 물든 단풍을 보여드리고 싶어 내려갔지만 누워서 화장실 출입도 힘들어 하시는 엄마인지라 우리의 욕심대로 모시고 외출하면 병이 나실 거 같아 나가지도 못하고 두껍게 옷을 입혀 드린 후 동네 한 바퀴로 만족해야 하는 가을나들이였다.

 

꽃을 좋아하셔서 봄

부터 늦가을까지 집 주변엔

 온통 꽃으로 꽃 길을 만드시고 계절 따라 피는 꽃을 즐기셨던 섬세하셨던 울 엄마.

 

어린 시절 엄마는 여름 예쁜 고운 백일홍과 가을날 살살 바람에

나부끼는 고운 빛깔의 살살이꽃 (코스모스) 꽃과 잎을 따고
예쁘게 물든 단풍잎을 주워 예쁘게 말려놨다가

가을이 저물어 무서리가 하얗게 내릴 이때쯤이면

 

집안의 모든 문들을 떼어내 마당에 내놓고 털이개로 먼지를 털고

문을 비스듬히 세워놓고 지난해 발라서 색이 바랜

누런 창호지에 물을 살짝 뿌려놨다가 창호지를 모두 떼어내고 새하얀 창호지를

문살에 바른 비자루로 쓱쓱 빗어 내리고 마른 수건으로 꼭꼭 누른

문고리가 있는 손잡이 부분에 곱게 말려둔 여러 가지 꽃들을

 

모양이 예쁘게 올려놓고

 

위에 창호지를 덧바르고 그늘에 말리면 고운 꽃과 단풍들이 이듬해 가을

다시 문살에

 

창호지를 바를 때까지 방안의 불빛을 받아 은은하게 비추는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하곤 하셨었다.

 

 

프로필 이미지

 

   

 

그런 엄마가 이제는 대소변 받아내는 모습에 한없이 눈물을 흘리시더니

 이제는 대변이 나오는 줄도 모르고 계시는 모습을 보면서

엄마와 이렇게 길을 걷는 시간을 나는 얼마나

누릴 있을 까란 생각에 가슴이 무너져 내리면서 고향집을 떠나와야 했다.

 

점점 드시지도 못하시고 힘들어하시는 엄마모습 좀더 곁에 머물러 계셔주시길

바라는 우리의 욕심과는 달리 땅에서의 삶이 하루하루 고통일

엄마 모습을 보면서 빨리 너희 아버지 곁으로 갔으면 싶은데 이리도

목숨이 길어 죽어지질 않는다냐 하시며 푸념하시는 엄마의 고통스런 모습이 가슴을 아프게린다.

 

 

 

 

 

 

 

 

 

 

 

꽃을 좋아하시는 엄마는 꽃밭과 집 주위에 온통 꽃을 심어놓으셔서

봉숭아 백일홍과 겹삼잎국화로 집 주변을 물들게 하셨었다

엄마가 심어놨던 꽃길을 걸어다니던 친정집 주변의 꽃길이 그립다.

-2011년 찍어놨던 사진들- 

 

 

 

엄마의 장독대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던 겹삼잎국화

 

 

 

 

엄마가 만들어놓은 꽃길을 걷던 길

그러나 지금은 주인 잃은 곳에는 꽃한송이가 없다

 

 

 

 

 백일홍을 유난히 좋아하시는 울 엄마

 엄마의 꽃밭과 집주위에는

이렇게 백일홍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는데...

 

 

 

그러나 지금은 꽃이 피는지 지는지도 모르고

누워계시니 다른 사람들이

심어놓은 지다남은 꽃길에서 엄마랑 사진을 담았다

 

 

 

큰딸 그리고 셋째딸과 함께

멀리 남미에 있어

함께 하지 못한 막내딸이 얼마나 보고 싶으실까

 

 

 

 

 

 

 

 

 

 

 

 

 

 

 

엄마가 좋아하셨던 키큰 다알리아도 옆집엔 곱게 피어있다

 

 

 

 

 

 

 

 

 

 

 

 

 

 

 

 

 

 

 

 

 

 

 

친정옆집 아주머니께서 심어놓으신 목화꽃 참 오랫만에 보는 목화꽃이다

 

 

 

 

 

엄마가 매일매일 그리워 벽에 걸린

 아버지 사진을 보면서 

아버지랑 대화 한다는 울 아버지 산소

이제 며칠있으면 아버지의 일주년 기일이 돌아오고 있다.

 

10월 25일 아버지 산소에서.

 

 

 

 

 

 

 

 

19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