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5일 날 지리산 정령치에 가서 고리봉까지 올라 산철쭉을 본 후
고창 보리밭엘 갔더니 5월의 푸르름이 넘실대는 그 청보리밭이 아닌
벌써 보리가 누렇게 익어서 황금물결치는 모습으로 변해있었다.
일주일이 지나면 보리를 벤다고 하니 황금보리밭을 베기 전에 볼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함이었다.
늘~ 푸르름이 넘실대는 5월의 푸른 보리밭만 보다가
황금보리밭을 보니 그것도 또 다른 멋을 풍기고 있는 아름다움이었다.
유년시절 고향에서 보리농사와 밀농사를 지어 여름이면 타작하는 모습을
보고 자랐지만 이렇게 넓은 들녘에 황금물결이 치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유년시절 보리타작을 할 때쯤은 무척 더웠던 기억이 있고 보리타작을 한 후 엄마가
보리를 볶아서 보릿가루를 만들어 주셨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다.
한여름 보릿가루를 물에 타서 시원하게 마시면 그 달달하고 고소했던 맛을
지금도 잊을 수 가없다.
물론 살면서 여름이면 각종 잡곡을 넣어 미숫가루를 만들어 먹고 있지만
유년시절 엄마가 만들어주셨던 그 보릿가루 음료에 비교할 수 있을까.
밀농사도 직접 지어서 엄마가 농사지은 감자를 넣고 밀가루 반죽을 해서
홍두깨로 얇게 밀어서 칼로 국수처럼 얇게 썰어서 애호박을 넣고 칼 수제비를
만들어 주셨던 그 맛도 잊을 수가 없고 팥을 삶아서 찐빵을 만들어 주셔서
여름날 간식으로 먹었던 그 구수한 찐빵 맛도 잊을 수 가 없다
물론 지금 밀가루처럼 하얀 것은 아니고 좀 누르스름한 색깔이었으나 그 맛은
정말 구수했던 그 우리밀의 맛이 그립다.
지금은 시간의 흐름도 인지하지 못하고 살아가고 계신 울 엄마가 만들어주셨던
그 보릿가루와 순수 우리밀로 만든 구수한 엄마표 칼국수도 찐빵도 이여름 한없이 그리운 음식들이다.
2020년 5월 25일 고창 학원농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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